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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이비 May 16. 2020

[시] 콘크리트의 밤

에어컨 요금은 걱정이고

이불을 걷어채는 것만으로는

무더위와 나눠 쓰는 방을 벗어날 수 없을 때

창을 열고 잠을 기도한다



창 밖은 밤이면서도

고요하지 않고 웅성거렸다

형태 없는 말

경계 없는 소리

거대한 웅얼거림



도시가 스멀스멀 소리를 게워낸다

콘크리트, 창문 틈

사이사이 찌든 소리

낮 동안 묵혀둔 모든 소음을

한 응어리로 모아 깊은 신음 뱉어낸다

도시는 밤도 고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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