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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일 Jan 14. 2020

임용 2차 시험, 면접관 사로잡기

‘역지사지’로 이해하는 교직적성 심층면접

※ 본 글은 서울을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 본 글은 비교과 교사의 임용 2차 시험인 교직적성 심층면접을 다루고 있습니다.

※ 본 글은 작성자의 주관이 한껏(...) 반영되어 있습니다.




임용 2차 시험이 시작되기까지 1주가 채 남지 않았습니다. 비교과 과목은 ‘교직적성 심층면접’만으로 당락이 좌우되기 때문에 면접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에요. 교직적성 심층면접은 통상의 면접과 다르게 정형화된 형태로 진행되기에, 대부분 이에 맞춰 면접 시연을 반복하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여기서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면접관의 입장을 헤아려 이에 딱 맞는 모습을 연출할 필요가 있지요. 따라서, 오늘은 면접자가 아닌 면접관의 입장에서 바람직하게 느껴지는 면접자의 답과 태도에 대해 다루고자 합니다.





면접관의 입장이 되어봅시다


시험 당일. 면접관은 드디어 자유의 몸이 되어(보안 유지를 위해 출제위원과 함께 모처에 갇혀 있었습니다) 면접 장소로 이동, 면접 시작 전까지 심사를 준비합니다. 면접 자료를 정신없이 살피다 보니 어느덧 12시가 되어 첫 면접자가 면접을 보러 들어옵니다. 그 이후로는 화장실에 가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로 빡빡한 일정 아래, 반나절이 훌쩍 넘어가는 시간을 앉아만 있습니다. 면접자에게 궁금한 것이 있어도, 정해진 질문 외에는 그 어떤 질문도 할 수 없습니다. 그저 면접자가 읽어온 문제에 대한 답을 죽 듣고, 정해져 있는 추가질문을 간간이 ‘낭독’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집에 가고 싶다...


대여섯 명쯤 평가하고 나니 이제는 면접자가 뭐라고 하는지 잘 들리지도 않고, 그저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만 들기 시작합니다. 면접자가 중언부언하면 반쯤 흘려듣는 여유도 생기고, 면접자가 뭔가를 잘 말하는 것 같을 때(또는 남들과 다른 말을 할 때) 반짝 집중하는 요령을 부리기도 합니다. 면접관으로서 면접자의 답을 잘 들어줘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체력의 한계를 이겨낼 만큼의 열정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가를 해야 한다면


임용 2차 면접의 평가는 크게 면접자의 답변 내용면접 태도라는 두 가지 차원에 대해 이루어집니다. 좋든 싫든 면접자 중 2/3을 임용 예정자로 선발해야 하므로, 평가는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이루어집니다.


답변 내용. 모든 문제에는 모범답안이 있습니다. 하지만, 모범답안은 어디까지나 평가를 돕기 위한 ‘모범적 예시’에 불과합니다. 모범답안과 결이 살짝 달라도 듣기에 그럴듯한 내용은 답으로 인정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칼같이 점수를 매겨야 하는 항목이 두 개 있는데, 바로 답변 시간가짓수입니다.


면접 태도. 태도는 곧 면접자의 인상을 평가하는 것이기에, 면접관의 주관이 강하게 반영됩니다. 어떤 면접관은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말하는 교사’를, 어떤 면접관은 ‘아이들에게 밝은 에너지를 전할 수 있는 교사’를 바람직한 인재상으로 두고 평가를 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 모든 인재상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결국, ‘나와 같이 일해도 괜찮은 교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답해야 하는가 (답변 내용)


답변 시간과 가짓수. 답변 시간을 넘기지 않는 선에서 문제에서 요구하는 답변의 가짓수를 충족하는 것은 곧 제1원칙에 해당합니다. 별개의 가짓수로 든 답변 내용이 중복될 경우 가짓수를 채운 것으로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각각 다른 내용으로 말해야 합니다. 답변을 구성할 때 각 주체의 관점(교사, 학생, 학교, 학부모, 지역사회 등)에서 생각해 보면 가짓수를 채우기가 좀 더 쉬워집니다.


문제 잘 읽기. 문제를 잘못 읽으면 튀는 답을 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면접자에게 엇비슷한 답을 들어오던 면접관 입장에서는 튀는 답이 더욱 낯설게 들릴 수밖에 없고, 이 답이 틀렸는지 아닌지를 판별하기 위해 좀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곧 감점으로 이어지기 십상입니다) 그러므로 문제를 잘 읽고 문제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파악한 후 이에 맞춰 답을 말해야 합니다.


명료하게 말하기. 면접관은 반나절 내내 대부분의 면접자가 내놓는 엇비슷한 답을 들어야 합니다. 이런 가운데 나의 답을 남의 것보다 돋보이게 만들려면, 최대한 명료하게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분명하고 또렷한 목소리 톤을 유지한 채, 다음과 같이 답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앞으로 답할 내용에 대해 짚어주기: “다음으로, ○○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가짓수를 채울 때 첫째, 둘째, 라고 언급하기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집약하는 핵심어(구)로 시작하기: “첫째, ○○입니다.” (부연 시작)


답변을 풍성하게 가꾸기. 시간이 남는다면, 답의 전후에 다음과 같은 수사를 덧붙여 안정감과 완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과감히 생략합니다) 

저 또한 이러저러한 기사를 통해 이와 같은 이슈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이슈에 대한 관심 표현)

혼자 걷는 열 걸음보다 함께 걷는 한 걸음이 더 소중합니다. (비유적 표현을 통한 면접관 주의 환기)

저는 이러저러한 마음가짐으로 어떠어떠한 교사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교직관, 교사상 곁들이기)

‘희망의 교육 사다리’를 복원하기 위해 이것저것을 실천하는 교사가 되겠습니다. (시책 녹이기)




어떻게 보여야 하는가 (면접 태도)


기본예절 지키기. 대부분의 면접자가 연습하는 기본예절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아래의 내용을 모두 지키는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하지 않는 면접자가 (좋지 않은 쪽으로) 튀어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정한 옷차림 갖추기: 꼭 정장이 아니어도 교사다운 복장이라면 OK

면접실에 들어가기 전 노크하기

문 여닫을 때 소리 작게 내기

문 앞에서 짧게 목례하기

자리로 걸어올 때 발소리 크게 내지 않기

자리에 앉기 전 자리 옆에 서서 허리 숙여 인사하기: “안녕하십니까, 관리번호 ○○번입니다.”

의자 넣고 뺄 때 소리 작게 내기

의자에 앉을 때 다리 모으기

면접 마친 후 자리 옆에 서서 끝인사하기: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면접실 나가기 전 문 앞에서 짧게 목례하기


밝고 큰 목소리로 인사하기. 엇비슷한 면접자들 사이에서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밝은 인사가 갖는 초두효과(primacy effect)는 미흡한 답도 그럴싸하게 들리게 만듭니다. 말로는 쉬워 보이지만, 미리 연습해두지 않으면 실천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자신이 기질적으로 소심하다면 더더욱 신경 써서 연습해야 합니다.


많이 웃기. 면접자들 대부분이 잘 웃지 않습니다. 긴장도 되거니와, 답을 말하는 데에 온 신경이 쏠려 표정까지 살필 여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잘 웃는 면접자’가 면접관에게 더욱 좋은 인상을 남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억지로라도 웃는 연습을 해두세요. 답을 하는 내내 웃는 것이 부자연스럽게 느껴진다면, 중간중간 구상할 때나 답 사이사이에 활짝 웃어보이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팁은 다 잊어버려도 좋으니, 이것만큼은 속는 셈 치고 꼭, 꼭 연습하세요!

 

‘협력적 전문가’로서의 교사상 갖추기. 교사는 전문가로서 스스로 역량을 키워야 하며, 학생을 가르치는 업무 말고도 다양한 업무(생활지도 등)에서 전문성을 발휘해야 합니다. 또한, 교직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협력입니다. 학교 안에서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앞서 언급한) ‘나와 같이 일해도 괜찮은 교사’란, 전문성과 협력하는 자세 둘 다를 갖춘 ‘협력적 전문가’로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활용하기 좋은 키워드: 협력, 협의, 봉사, 공감, 대화, 함께, 물어보는, 도움을 구하는, 배우는, 스스로, 주도적으로, 먼저, 다 같이 해결책을 모색하는, 역량을 기르는, 역지사지

만능 답: 선배 교사(부장선생님, 교감선생님, 교장선생님 등)에게 묻기, 동료 선생님과 협의하기, 연수를 통해 전문성 기르기, 관내 선배 전문상담교사에게 자문 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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