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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tattobroone Dec 06. 2022

타인을 대하는 군자의 태도

동양철학에서 배우는 타인과 나를 다루는 인간관계론


민소당화전, 상관주 作.


  살다 보면 무례하거나 본인의 상황에 따라 타인을 낮잡아보는 사람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저는 다음과 같은 말을 기억합니다.

과거 중국에 한신이라는 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가난했지만 항상 칼을 차고 다녔습니다. 한 일화에서 시정잡배가 한신이 항상 칼을 차고 다니는 것을 보고, 자신을 베지 못할 것이라면 자신의 가랑이 밑을 기어 지나가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한신은 그를 쳐다보며 한참 고민하더니, 그의 바짓가랑이 밑을 기어갑니다. 이를 두고 과하지욕(跨下之辱 : 아래로 가는 욕)이라고 합니다.

사기에는 한신이 그 사내를 보며, 숙시(熟 視 : 한참을 바라보다.) 했다고 되어있습니다. 능히 칼로 그를 벨 수 있었겠지만 그를 베지 않고 훗날 자신의 큰 뜻을 위해 바짓가랑이 밑을 가는 선택을 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훗날 한신은 한고제 시대 유방의 밑에서 대장군이 되어 한나라의 개국공신이 됩니다.



공자. 출처 하단 표기


  이와 유사한 고어로 인부지이불온(人不知而不慍 : 군자는 남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성내지 않는다), 군자무소쟁(君子無所爭 : 군자는 무엇을 가지고 남과 다투어 꼭 경쟁하지 않는다)이 있습니다. 각각 군자로서의 덕목인지라 가난하고 가진 것은 원대한 그의 계획과 포부뿐이었던 당시의 한신의 상황과는 다르지만 그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스스로와 타인을 대하였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본질적으로 타인에게서 인정을 찾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하고 나약한 인간인지도 알 수 있습니다. 스스로의 가치는 스스로가 정하는 것이기에 그렇습니다. 우둔한 자는 군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래서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합니다. 우둔한 자와 같이 생각한다면 그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남과 다르게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해야' 남들보다 뛰어난 오리지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군자무소쟁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가치를 낮추는 사람과는 멀리하고, 당장은 보잘것없더라도 스스로의 가치를 높게 두는 사람과는 가까이해야 합니다. 나아가, 타인의 행색에 굴하지 않고 그의 진가를 알아보는 자는 귀인(貴人)을 얻습니다.



맹자(좌)의 천강대임론과 청나라 강희제(우)의 관인엄기. 출처 하단표기


  반면, 스스로의 가치를 정하고 '나의 일'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는 관인엄기(寬人嚴己 : 타인에게 관대하고 스스로에게 엄격하라), 춘풍추삼(春風秋霜 : 봄바람과 같이 타인을 대하고, 가을의 서리와 같이 스스로에게 대하라) 등의 고어들이 있습니다.

보다 자세히 본인을 엄격하게 대하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원대한 꿈일수록 큰 뜻을 이루는 것은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듯, 맹자는 천강대임론(天降大任論 : 하늘이 큰 임무를 맡김에 있어 그를 시험한다)에서 '마음의 뜻을 꺾으려 하고, 피로, 굶주림, 궁핍을 주며 그가 하려는 바를 어지럽게 한다'라고 했습니다. 이는 주체가 큰 일을 하는 데 있어 흔들리지 않는 참된 성품과 불가능하다는 일을 능히 해낼 수 있도록 키우기 위함이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큰 뜻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공이산(愚公移山 : 어리석은 노인이 산을 옮긴다)과 같이 우둔해 보이지만 끝까지 밀고 나가는 마음과 실수까지도 감안하는 치밀한 계획이 필요합니다. 치밀한 계획에 방해가 되는 가장 중요한 것 이외의 다른 것들은 사소한 것들일 뿐입니다. 그것이 마음을 어지럽히는 것일지라도 그렇습니다.


내가 만나는 사람은 나를 결정합니다. 그리고 내가 준비가 되어 있다면 그런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결국 시간은 본인 혹은 타인의 진가를 드러내게 하기 마련입니다.

그것이 빠르던 늦던 말입니다.










요컨대, 군자(君子 : 예의 바르고 덕 있는 지식인)는 그의 원대한 꿈을 이룸에 있어 다음과 같이 행동해야 합니다.



큰 뜻을 이룸에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대기만성(大器晩成)입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고 시간을 보낸다면 한량에 불과합니다.

진정한 군자는 때를 기다리며 관인엄기( 寬人嚴己)하며,

이에 나아가 과정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타인이 보기에는 우공이 우둔해 보이나

결국 산을 옮기는 것은 소탐대실하는 소인배가 아니라 우공입니다. 

그래서 우공이산(愚公移山)이며,


당연히 있을 천강대임(天降大任)의 어려움에

무례한 자가 있을 것입니다. 이에 과하지욕(跨下之辱)하더라도 인부지이불온(人不知而不慍).

중심을 나에게 가지고 여유로이 대처하며,


타인과 구별되기 위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여 오리지널이 되어야 합니다.

이에 범인의 견해에 사사로이 싸우지 않습니다.

그래서 군자무소쟁(君子無所爭)입니다.


타인의 행색을 보고 넘겨짚지 않고

귀인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하며,

그중에서도 내가 중심이 되어

끊임없이 배우고,

배울 것이 있는 이들과 함께해야 합니다.









*고료를 받지 않고 작성된 글이며, 주관적인 생각을 밝힌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특정 단체, 특정 인물과는 무관하며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특정 인물을 비하할 의도는 없음을 밝힙니다. 이미지 및 원문의 저작권 관련해서는 개별적으로 문의하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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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6

<군자의 태도와 업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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