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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우림 이원종 Nov 27. 2019

마시지 않고 씹어먹는 차茶, 대나무와 차의 만남,죽통차

흑차 죽통차(竹筒茶), 만드는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3종류의 대나무차

세 가지 종류의 죽통차


세 가지 죽통차가 있습니다. 날生 죽통차가 그 하나요, 묵은 죽통차가 다른 하나요, 절인 죽통차가 남은 하나입니다. 먼저 것은 찻잎을 토관에 굽거나 맨 불에 구워 죽통에 우려먹는 차요, 가운데 것은 삶거나 햇볕에 말린 찻잎을 죽통에 넣고 불로 구워 장기 보관했다가 먹는 차요, 마지막은 초醋로 삭혀서 씹어 먹는 찹니다.



신선한 죽통차


신선한 죽통차를 맛보려면 뒷산에 올라 대나무를 베고, 찻잎을 흩어 와야 합니다. 화덕에 불을 피우고, 한 마디씩 자른 죽통에 물을 채웁니다. 물이 끓는 동안, 젓가락으로 찻잎을 불에 굽습니다. 노릇노릇 구어진 찻잎을 죽통 속에 넣습니다. 끓는 죽통 속에서, 찻잎은 대나무 생진과 함께 우러납니다. 대나무 통을 잘 잡고 찻잔에 따라 냅니다. 후후 불어가며 한 모금 들이키면 대竹향과 훈연향이 스며듭니다.


묵은 죽통차


묵은 죽통차는, 묵혀 먹는 발효'차'입니다. 이 묵은 죽통차를 만들려면 먼저 가을의 신선한 향죽香竹을 베어 와야 합니다. 그래야 죽통차가 달고 향기롭습니다. 햇볕에 바짝 말린 잎을 죽통 속에 가득 넣은 뒤, 화로에 올려놓습니다. 불길 속에서 신선한 죽즙竹汁이 찻잎 속으로 스며들어 찻잎이 쪄지면, 나무 막대기를 이용해 다져 줍니다. 쪄진 찻잎을 안으로 밀어 넣고 새잎들을 보충합니다. 이렇게 몇 번 반복하면 죽통 속에 차가 가득 찹니다. 과정이 끝나면 죽통을 꺼내어 식히고 천천히 건조시킵니다. 그래야 매변이 생기지 않습니다. 건조가 끝나면 입구는 댓잎으로 막고 흙으로 밀봉합니다. 완성된 묵은 죽통차는 차향과 죽향과 훈연향이 어우러져 미묘한 감동을 줍니다. 


절인 죽통차


절인酸 죽통차는 마시는 차가 아니라 입에 넣고 씹는 '차'입니다. 


씹으면서 담배를 피우기도 하는 '차'입니다. 맛은 조금 쓰고 떫을 수 있지만 향미가 뛰어난 '차'입니다. 이러한 절인 죽통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끓는 물에 찻잎을 숨이 죽을 정도로 살짝 데쳐 내고 상하지 않도록 찻잎을 식혀야 합니다. 식은 찻잎의 물기를 빼내고 짜낸 뒤에 죽통에 넣습니다. 대는 참죽을 씁니다. 나무 막대기로 찻잎을 질러 넣고 입구는 파초잎으로 막거나 진흙으로 막기도 합니다. 바로 땅에 묻기도 하고, 일정 기간 선발효 시킨 후에 묻기도 합니다. 매장 기간은 넉 달 이상. 절인 죽통차 역시 오래 두면 둘수록 더 좋아지는 '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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