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우림 이원종 Dec 11. 2019

똥에서 금으로, 차茶의 루왁, 충시차 - 상편

흑차 충시차, 벌레의 배설물로 만든 분변차, 루왁

금값을 호가하는 최고급차가, 분변차일 수도 있을까요? 


요즘 영국에서 인기가 높은 차가 바로 충시차입니다. 이 차는 대만의 난터우현에서 온 것입니다. 7 헥타르에 달하는 차밭에서, 중의사 한 분이 새로운 시도를 했습니다. 우선 차 밭에 농약을 주지 않고, 찻잎으로는 잎말이 나방의 애벌레를 길렀습니다. 


목적은 그 애벌레의 분변입니다. 이 작고 작은 잎말이 벌레의 분변은 일 년을 모아도 백 근이 되지 않습니다. 중의사로서 충시차업자가 된 장춘메이张春美는, 이 차를 런던으로 수출합니다. 루왁 커피와 비슷한 이 벌레똥차, 곧 충시차는 장춘메이가 새로 개발한 차가 아닙니다. 매년 청나라의 조정에 올리는 진상품 즉 공차贡茶였습니다.


충시차의 기원들



차의 루왁인 충시차의 기원에 관하여는 서로 다른 설들이 전해집니다. 그 중 하나가, 옹정년간 기원설입니다. 청나라의 황제인 옹정제가 소수민족들의 주거지에 대한 토지개혁을 단행합니다. 소수민족들은 불만을 드러냈고, 저항이 시작됩니다. 정부에서는 후난성, 광시성, 구이저우성의 총독을 파병해 피의 진압을 합니다. 


이때 미아오족과 야오족은 극심하게 핍박을 받습니다. 이들은 진압을 피해 깊은 산으로 피했고, 야생 과일과 산나물로 연명합니다. 아그배나무 혹은 돌능금 등을 먹었고 쓴 차苦茶의 줄기와 선엽을 씹었습니다. 이는 1723년에서 1735년 사이의 일입니다. 


그때 이후로 사람들은 매년 봄이면 쓴 차의 가지와 선엽을 모아 바구니에 담아 놓거나 나무통에 모아 놓았습니다. 몇 개월이 지나자 이를 작은 벌레들이 먹어치웠고, 배설물과 찌꺼기만이 남았습니다. 어떤 이들이 그것을 물에 넣자 진한 탕색의 차가 되었습니다. 향기가 코를 찌르고, 마시자마자 대단히 편안해지면서, 입에도 잘 맞아 벌레차가 여기저기서 만들어지게 되었고 정부에도 알려집니다. 결국, 충시차가 조정에 올리는 진품, 공차贡茶가 됩니다.


청나라의 건륭 연간 기원설도 있습니다. 후난성 성보현에서 찻잎을 넣어둔 헛간에 나방이 성행했는데, 찻잎을 다 먹어버리고 배설물만이 남았다고 합니다. 치우는 중에 우연히 물에 들어갔는데, 색이 진하게 우려졌습니다. 시험 삼아 마셔보니 향기롭고도 달았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러한 기원설들이 충시차의 기원을 설명해 주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충시차에 대한 첫 기록이 명나라 시대의 이시진이 지은 『본초강목本草纲目』에 나오기 때문입니다. 청나라 때 만들어지기 시작한 차가, 명나라의 기록에 실려 있다? 판단은 여러분께 맡기겠습니다. 


하편에서 계속...

작가의 이전글 화폐로 사용된 차茶? 도끼로 쪼개는 차茶? 청전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