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남편이 백수가 되었다.

집안에서 탈출하기

8년 즈음 무더웠던 8월 무렵에 남편을 소개받았다. 네일숍에서 함께 근무 중이던 큰 눈의 예쁘장한 얼굴. 야리야리한 몸매의 보 0쌤이 나를 붙잡았다.


"선생님, 선생님!!! 휴일에 잘 쉬었어요?"

"네. 잘 쉬었어요."

"선생님이랑 동갑인데 자수성가한 남자인데, 만나볼래요? 얼굴을 보지 말고 3번만 만나보고 결정해요. 사람은 아주 진국이래요."

"글쎄... 알았어요. 좋아요, "

몇 달 전 이야기가 나오던 사람이 있었다. 지인이었던 은 0 언니가 괜찮은 사람이 있으니 한번 만나보라고 5월 즈음에 제안을 했었다. 연락을 준다는 소식도 없었고 보0쌤이 추천했으니 한번 만나나 봐야겠다고 결심을 했다. 몇 달 만나보니 이야기도 재미있고 만나면 즐거웠다. 예전부터 생각했던 이상형과는 맞지 않았지만, 자상하고 나를 이뻐라 해주는 마음이 마음에 들어서 몇 달을 만났다. 그다음 해에 결혼을 했다. 같은 해에 큰아이를 출산을 했다. 


승승장구하던 가게도 코로나를 겪으면서 매출이 곤두박질 내려갔던 모양이다. 작년에 가게 한 개를 팔았다 그리고, 지난달에 남은 가게도 팔았다. 그리고, 남편은 백수가 되었다. 며칠 전 남편은 나지막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한동안 힘들어서 극단의 선택을 하려고 결심했었어. 하지만, 다시 시작하려고 해."

"그래,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실패하는 게 났지. 힘내요. 여보."


tv에서나 볼 수 있는 사연이 우리 집에도 생길뻔했다. 나는 당장 뭐라도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가까운 곳에 면접을 보고 다음 주부터 출근하기로 결정이 되었다. 아이들을 육아하면서 집에 있는 것이 싫었다. 새벽출근 or 전화주문이 끝나면 하루종일 남편과 함께 있는 시간이 어느 날부터 불편하기 시작했다. 집안일과 육아는 오롯이 아내가 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으로 꽉 차있는 남편이었다. 남편의 백수 덕분에 나는 집안에서 탈출을 한다. 몇 년 전 정신과선생님의 설루션이 생각난다. 

"아내분과 남편분이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오래 있다 보니, 서로 각자의 시간을 만들어보세요." 남편과 8년을 지내다 보니 함께하는 시간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제는 나만의 시간으로 홀로서기를 하려 한다.


다시 시작하는 남편을 응원한다.

여보! 파이팅!!!

작가의 이전글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의 첫여름방학시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