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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으로 산다는 것은

나도 응원을 받고 싶다.

내 몸이 힘들었나 보다. 어제 회사에서 점심을 먹고 몸이 깔아 앉기 시작했다. 점심을 빨리 먹었다. 그리고 책상에 누워서 잠깐의 휴식을 취했다.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로 근무를 하니 멍했다.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라고 생각만 했다. 

"00 씨 아프면 병원이라도 다녀와?"

"알겠습니다. 실장님"

평소보다 빨리 퇴근했다. 그리고, 회사 근처 00 이비인후과에 갔다. 사람이 붐빌 거라 생각했지만, 병원은 휑했다. 덕분에 빨리 진료를 받았다. 

"요즘 목감기가 유행이라고 하니 좀 더 심해질 수 있어요. 물 많이 드세요. "

"네"

호흡기 치료와 주사처방을 받았다. 시간이 되면 링거를 맞으라고 했다.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초1아들과 하는 일 때문에 낮밤이 바뀐 남편과 어린이집에서 엄마를 기다리는 네 살 딸아이의 모습이 떠올랐다. 링거를 다음에 맞는다고 하고 병원을 나섰다. 


어린이집에서 해맑게 웃는 딸아이는 뭐가 좋은지 집으로 오늘길에 쫑알쫑알. 그 모습이 귀여웠다. 집으로 오니 큰아이가 눈을 반짝거리며 아파트현관에서 우리를 많이 했다. 그리고 나를 기다리는 건 아침에 먹고 쌓아놓은 식기들이 기다렸다. 옷도 갈아입지 못한 상태로 설거지를 하기 시작했다. 

'엄마는 몸이 아파도 집안일을 해야 한다. 밥을 차려야 한다. 집안일을 해야 한다. 두 아이들 목욕을 시켜야 한다.' 나 자신이 속상한 마음에 화가 났다. 


"여보 힘내요. 잘하고 있어."

"갑자기 왜 그래? 싱겁긴"

"음. 당신한테 듣고 싶어서 내가 먼저 이야기했어."

"그래, 여보 힘내요. 잘하고 있어"

남편한테 엎드려 절발기식이지만, 누군가에게 응원을 받으니 힘이 났다.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서 저녁밥을 준비하고, 빨래를 돌리고, 두 아이들 목욕을 시켰다. 어젯밤 두 아이들과 함께 이른 취침을 했다. 아침에 퇴근하는 남편에게 밝은 얼굴로 이야기해야겠다.

"여보, 밤에 일하느라 힘들었지. 고생했어. 당신을 응원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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