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백만 가지의 여행

by SseuN 쓴

주변에 인도를 다녀온 경험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한번 물어봐도 좋다. 제목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인도는 정말이지 백 만가지도 넘는 여행이 존재하는 곳이다.


한 때, 내가 말하는 한 때라는 것은 20년 정도 전의 이야기를 말한다. 인도를 다녀온 사람이 쓴 책으로 한 간에 인도 여행에 대한 신기루가 덮여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그 사람의 여행 이야기에서 수 많은 오류를 발견했고 심지어 타인의 여행이야기를 본인의 경험인 것처럼 쓴 부분이 밝혀지면서 시작된 논쟁으로 인도에 대한 인기는 잠시 사그라들었다.


그 후 방송인 '럭키'라는 분이 비정상화담에서 활약하며 인도에 대한 이야기가 방송에 자주 노출 되는 것 같더니 '기안 84'님이 인도를 다녀오면서 그 인기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여행에 관심 없는 사람이 자주 찾아 볼 내용은 아니지만 한번 쯤 인도 여행을 찾아 본 사람이라면 알다시피 인도여행에서 겪은 이야기는 종종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으로 발견된다. 심지어 비슷한 내용도 하나 없이 각자의 여행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그럼 나는 어떤 인도여행을 했으며 백만가지 여행 중 나만의 한 가지의 여행은 어떤 여행이었는지 이야기 하려고 한다.

내가 인도를 다녀오게 된 계기는 바로 타지마할이다. 물론 많은 사람이 인도하면 떠오르는 게 타지마할 또는 갠지스강이라고 말할 정도로 유명한 곳이지만 꼭 유명하다고 해서 타지마할을 찾아온 것은 아니다.


1. 낭만


사전적 의미는 알지만 뭐라 딱히 설명할 수 없는 인도의 낭만은 아마 경험한 사람들에게서 종종 들을 수 있는 단어 일 것이다. 아마 그 낭만이라는 단에서 이끌려 여행을 하고, 여행을 하고 나선 다시는 안 가겠다며 사래를 치지만 다시 인도로 발을 옮기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


이 모든 일이 가능한 것은 바로 낭만이다.

타지마할이 바로 낭만의 결정이다. 타지마할은 흔히 알고 있는 궁전이 아니다. 사실 무덤이다. 궁전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곳은 아이를 낳다가 죽은 부인을 기리고자 지은 무덤이다. 사랑하는 부인과 17년을 살면서 열다섯의 아리를 나았다는 건 아마 사랑만 하다 삶을 마감했다는 뜻일 것이다.


이런 부인을 기리기 위해 '샤 자한'왕은 국가 재정은 물론이고 국민을 동원해 공사를 진행했다. 오롯이 죽은 부인을 위하는 왕. 모든 국정에서 0점을 받았지만 죽은 자신의 아내에겐 더할 나위 없는 남편이었다.


이 이야기를 통해 누군가를 평가하고자 이야길 시작한 것은 아니다.

본디 어떤 상황에서도 보는 관점에 따라 평가는 달라진다. 그저 난 그 마음을 한번쯤 생각해 본 것이다.

2. 백만 가지의 여행


여행은 각자의 삶에 대한 표현이다.


그래서 여행을 한 문장씩 쓰다 보면 각자가 다른 문장을 쓰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바로 그 재미로 여행을 이야기하는지도 모른다. 영화를 보고 나서 다른 사람에게 전한다면 우린 '스포일러' 라며 학을 땐다. 아마 처음부터 끝까지 내용을 다 알고 보면 재미가 반감이 되기 때문에 숨겨진 장치를 말 안 하는 게 예의가 된다.


여행은 그렇지 않다, 다녀온 여행을 설명하고 이야길 하더라도 같은 방식으로 여행하는 사람이 없다. 그게 여행이 되는 것이다. 아침 해가 뜨는 시간, 저녁에 해가 지는 시간, 여름과 겨울, 가족여행과 우정여행 각자의 여행에서 각기 다른 여행이 생겨나는 것이다.


네팔에서 같이 여행을 마치고 인도에서 만나기로 한 동생이 하루 일찍 인도로 떠났다. 뉴델리(수도)에 내려 우리가 있는 곳에 합류할 예정이었다. 며칠 뒤, 만난 우린 서로를 보며 웃을 수밖에 없었다.


우선 비행기로 뉴델리에 내린 동생의 이야길 하면 이렇다. 동생은 공항에 내렸다. 사람이 워낙 많은 공항이라 혼란스럽고 시끄러운데 혼자 공항에 내리니 경계가 심했다. 공항에서 일단 벗어나야 했기 때문에 공항에서 나오는 방법을 찾던 중 택시 기사들이 모여 있는 곳에 도착을 했다.


목적지를 정해 온 동생은 숙소의 주소를 보여주고 지하철을 타려고 기사들에게 물어봤다. 하지만 기사들은 난감한 표정으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형제, 여긴 지금 혼란해. 지금껏 봐 온 폭동보다 심각한 수준의 폭동이 일어나고 있어. 인도 역사상 이렇게 큰 위험을 없을 거야. 이대로 뉴델리로 나가면 위험할 텐데 괜찮아?"


그 말을 들은 동생은 핸드폰을 열어 검색하려고 했지만 인터넷도 안 되는 상황에 정보를 얻은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이때 기사들은 더 세게 몰아붙였다.


"그러지 말고, 너 인도에 온 목적이 뭐야? 그거부터 해결하는 게 어때?"


"나는 아그라에서 타지마할을 보고 싶어"


그러자 기사들은 반색하며 동생의 가방을 들어줬다. 그리곤 한 사무실로 데리고 갔다. 얼마뒤 동생은 택시를 타고 뉴델리에서 아그라로 이동해 있었고, 가진 달러는 택시비와 뉴델리 호텔 숙박비로 날렸고, 아그라에 말도 안 되는 숙소에 하루를 묵게 되었다.

같은 시기,

나의 이야기는 다르다. 네팔에서 인도로 이동하는 경로는 다양했는데 동생이 비행기로 이동할 때, 나와 또 다른 친구는 버스를 타고 인도로 입국했다.


인도로 입국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우리가 인도를 들어오면서 출입국 관리 사무소를 들렀다 오지 않아서 생긴 해프닝이 있다는 거다. 우선 인도를 들어오는 길은 어찌어찌 들어왔는데, 국경에서 바라나시(기안 84님의 여행 방송에서 나온 곳)로 가는 버스를 타러 뛰어가다가 국경에서 조금 떨어진 출입국 사무실을 지나쳐버린 것이다.


그것도 모르고 바라나시에서 며칠을 보냈던 우린 동생을 만나 인도 공항에서부터 아그라까지 일어난 일을 들으며 한참을 웃다가 우리 이야길 하면서 알게 되었다.


외국인이라 국경에서 출입국 심사를 받지 않는다는 것은 그 나라에 밀입국했다는 이야기고, 나중에 출국하면서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우리의 안전한 여행을 위해선 반드시 입국도장이 필요했다.


다시 달려갔다. 국경지로.

버스로 가면 한나절이 걸리는 그곳으로 달려갔다. 국경에 위치한 사무실에선 시장에서 볼법한 흥정이 오갔다. 그냥 찍어줘도 될 일을 우리가 잘 못하긴 했지만 돈으로 해결하려는 그들과 어떻게든 적게 주고 이 일을 무마라 혀는 우리의 대시상황.


누가 보면 시장에서 물건을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을 우리지만. 나름 치열했다.


배 나온 인도 아저씨의 거드름 섞인 영어는 기분 상하기에 딱 좋은 어투였지만 우린 학창 시절 골목에서 만난 불량한 형들에게 한 푼이라도 안 뺏기려는 학생들처럼 굴었다.


나름 적은 돈을 주고서 받은 입국도장은 인도에 입국하자마자 사기당한 동생의 사연과 함께 그 시절 좋은 안줏거리로 남아 있다. 인도의 수만 가지 여행 이야기 중 하나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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