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글쓰기 주제는 잠이다. 나에게 잠이란 무엇인가 생각해 보았다. 잠은 가장 좋아하는 것인데 나의 인생을 힘들게 한 것이기도 하다. 나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잠들기 위해 눕는 그 순간이 가장 좋다.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잠을 줄여가며 공부를 한다거나 잠을 못 자고 무언가를 한다는 건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중학교 때는 7시에도 자주 잠들었다. 핸드폰이 없던 시절 학교 친구가 집으로 전화를 하면 내가 자고 있다는 엄마의 말에 무척 당황하기도 했다. 그렇게 일찍 자던 나에게 고등학교 생활은 믿은 수 없는 현실이었다. 9시면 당연히 꿈나라에 있어야 할 나인데 고등학교에 가니 밤 9시까지 야간 자율학습을 하는 게 아닌가.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너무 힘들어서 매일 울었다. 핑계일지 모르지만 야간 자율학습시간에 항상 잠만 잤다. 책상에 엎드려 자는 것은 참 힘들었지만 그것도 금방 적응을 하여 아주 숙면을 취했다. 책상에서 자다가 침을 너무 흘려 공부도 안 하는 책이 젖어 너덜너덜해졌다. 책상에서 자주 가위에 눌리기도 했다. 수업시작종이 울렸는데도 못 일어난 적이 잦았다. 졸업 후에도 너무 잠이 많아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무척 힘들고 괴로웠다. 학원강사 일을 하면서 오후 출근을 하니 나에게 딱 맞는 일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원 없이 잤다.
지금 돌이켜보니 뚜렷한 목적이 없는 삶을 살아서 그런 것 같다. 하고 싶고 되고 싶은 것이 없으니 생각 없이 자는 게 좋았던 것이다. 그러다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을 느끼며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이 많다 보니 늘 하루가 너무 짧았다. 잠을 줄여보려 노력했다. 일찍 일어나려고 더 일찍 잤는데 실패했다. 어차피 일어나는 시간은 정해져 있으니 밤에 아예 늦게 자기도 했다. 생활패턴이 깨지고 너무 힘이 들었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잠을 줄이면 몸이 힘들었다. 친구는 나이가 들어 잠이 줄었다고 하는데 나는 전혀 그렇지 않아 그 친구가 부러웠다.
이제는 그런 노력은 포기했다. 적당한 숙면을 하고 주어진 낮동안 최대한 시간 활용을 잘하려고 한다. 그래서 쓸데없다 생각하는 것은 하지 않으려 한다. 우리 집에는 티브이가 없다. 안 본 지 10년이 넘었다. 그래서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도 모른다. 가능한 의미 없는 스마트폰에 빠지지 않으려 한다. 한때는 sns에 중독된 적도 있었지만 이젠 거의 하지 않고 책을 읽으려 한다. 깨어있는 동안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잠을 이길 수 없다면 영원히 잠드는 날이 오기 전까지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온전히 잘 사용하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