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쓴다는 것은 태어나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일이다. 내 주변에 글 쓰는 사람들은 늘 있었다. 여동생은 학창 시절 문예부로 활동했었고, 남동생도 늘 글쓰기 모임을 했었다. 둘 다 문과였고 나만 이과였다. 아는 동생은 방송국 작가였고, 학원강사 일을 할 때 만난 친한 동생은 국어 강사인데 시를 좋아한다. 나는 영어, 수학을 가르쳤지만 국어는 정말 싫었다. 수학처럼 어려운 문제를 풀어도 결국 답이 딱 나오는 것을 좋아했다. 유명한 책이나 고전독서는 했지만 나에겐 공감이나 이해가 잘 가지 않아 금방 잊혔다. 국어시험에서 주제 찾는 문제, 글의 흐름에 맞지 않는 문장을 찾는 문제는 항상 틀리는 단골 문제였다. 글을 쓴다는 사람을 보면 음 미안하지만 좀 시간낭비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 나에게 지금 글쓰기는 너무나 가치 있고 소중한 일이 되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나의 마음에 문을 다는 것이다. 그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아가 나의 글을 읽는 누군가와 만나는 일이다. 사실 전에 책을 읽을 땐 작가에 대해선 크게 관심이 없었다. 올해 초 우연히 ‘밥보다 책’이라는 책을 읽고 처음으로 책이 작가와의 만남이라는 것을 느꼈다. 책의 글쓴이, 작가님이 누구인지 궁금해졌다.
또 글쓰기는 자기표현 방법 중 하나이다. 이동영작가님 말씀처럼 사람이 무언가를 표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인데 그중에서 글쓰기도 하나의 방법인 것이다. 누군가는 노래나 춤으로 또는 본인만의 방법으로 표현을 한다. 나는 말도 표현도 잘하지 못한다. 거기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이제 글쓰기로 나만의 것을 나타내고 싶다.
요즘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글쓰기를 추천한다. 엄마들에게도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시켜보라고 한다. 글쓰기는 정말 자기 치유가 많이 된다. 이걸 왜 이제 알았을까. 이제라도 알게 된 것에 감사하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나의 한 문장이 누군가에게는 울림이 되길. 인생의 큰 도움까지는 아니어도 순간을 살아갈 작은 힘이 된다면, 나는 성공한 것이다. 아니 이건 성공의 문제가 아니다. 나는 이렇게 좋은 평생직장이자 취미를 얻은 것이다. 부족한 것은 지금부터 차곡차곡 채워가리라.
내가 글쓰기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 것은 최리나 작가님의 수업을 들었을 때였다. 내 인생에 있어서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사건인지 모른다. 글쓰기가 자기 치유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려주시고 경험하게 해 주셨다. 너무 감사드리고 작가님처럼 나도 멋진 삶을 살고 싶다. 조급한 마음은 버리고 느려도 꾸준히 포기하지 않으리라. 오늘도 글쓰기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