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찍 일어나야 했기에 어제부터 긴장하며 잤다. 다행히 아침 7:30에 일어나 간단히 준비를 했다. 장을 보러 24시간 대형 마트에 갔다. 아침부터 장 보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다니 놀랐다. 다들 열심히 사는구나 생각하며 나도 오늘은 아침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뿌듯했다. 애호박 1박스, 감자 10kg 1박스, 양파 1망, 어묵 8킬로 등 많은 양의 식재료를 샀다. 장 봐서 배달만 해주면 되었다.
일을 마치고 집에 왔는데 갑자기 기침이 너무 심해서 힘들었다. 이 죽일 놈의 감기는 대체 떠나질 않는다. 두통까지 더해지고 일어서니 어지러웠다. 갑자기 몸이 쳐지고 힘들었다. 아이들은 해맑게 놀다 싸우다 했다. 머리가 아프니 작은 소리도 크게 들리고 듣기가 싫었다. 아이들은 신나게 놀고 신랑은 자기 할 일을 했다. 다 각자의 역할을 하고 있어 나는 방으로 들어갔다. 기침이 너무 나서 배에 복근이 생겼다는 아는 동생의 말이 이해가 갔다. 가슴과 배가 터질 것 같은 통증에 갑자기 눈물이 났다.
아픈 것도 힘든 것도 다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인데 혼자라는 외로움에 눈물이 났다. 몸이 아프니 또 마음이 무너졌다.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힘들어서 나도 모르게 계속 가족들에게 화를 냈다. 신랑은 나를 보며 왜 그렇게 짜증을 내냐고 했다. 내 잘못이긴 하지만 나도 힘들어서 그런 걸 이해 못 하는 신랑이 싫었다. 원래 건강체질인 신랑은 저질체력인 나를 전혀 이해 못 한다. 오늘도 이런 인생이라니.
약이 너무 독해서 어제 하루종일 휘청거리는 느낌이라 안 먹으려고 했다. 그런데 기침이 더 심해서 먹었다. 오늘 조카들이 우리 집에 와서 자기로 했는데, 재미있는 시간 보내려고 했는데 아쉽고 미안하다. 이제라도 정신을 차리고 준비해야겠다. 저녁은 남동생이 돈가스를 만들었다고 초대했으니 가서 먹고 힘내야겠다. 하루가 모여 인생이 되는데 오늘 하루가 이렇게 끝나지 않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