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햇살나무 Jul 21. 2022

소심한 성격 극복기  

꽤 오랜 시간 나는 실패자라는 생각으로 살았다. 잘하는 것도 없고, 그렇다고 끈기나 지구력, 용기 같은 근사한 이름도 나는 무기로 갖고 있지 않는 듯했다. 대학 시절에는 꿈이라는 낭만으로 포장해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나은 삶을 살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꿈은 꿈속에 존재할 뿐, 그걸 얻기까지 지난한 삶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걸 알았을 때 더는 꿈꾸는 삶을 살지 않기로 했다. 


현실에 안주할수록 나라는 사람은 더 초라했다. 일을 똑부러지게 하는 성격도 아니고, 항상 마음 졸이고 걱정만 한가득 달고 사는 성격상 제대로 시도해보지 못하고 포기할 때가 많았다. 나이 마흔이 되어도 제대로 아는 지식도, 할 줄 아는 것도 없는 내 모습을 감추고 싶었지만, 그럴수록 나는 더 초라하게 보일 뿐이었다. 


신기하게 거꾸로 그런 내 모습을 인정하고 나자 마음이 편안해졌다. 숨기려 할수록 나는 초라한 것 같았는데, 인정하기로 하니 오히려 내 모습이 평범하게 느껴졌다. 다른 이들도 이런 고민 하나쯤 가지고 살지 않을까. 다들 짓누르는 불안과 두려움들과 싸우면서 한 걸음씩 그렇게 힘겹게 걷고 있는 게 아닐까. 애써 잘하고 있는 척, 잘 하는 척 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 


더 이상 숨지 말고, 부딪혀 보기로 했다. 진짜 문제가 무엇이고, 고쳐야 할 것이 무엇인지. 내 성격인지, 아니면 애써 성격을 감추면서 도피하려고 하는 내 모습인지. '우당탕탕 우영우'처럼 좌충우돌하면서 성장하기를 각오하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