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도 필사도 아닌, 작가를 위한 필살기
중학생 무렵, 처음 작가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던 때를 기억한다. 앞길이 흐릿해지는 것만 같던 그 감각을. 개발자가 되고 싶다면 코딩을 공부하고, 의사가 되고 싶다면 의학을 전공하면 된다. 그런데 작가가 되고 싶으면 뭘 해야 하지? 작가가 되는 데는 정도가 없지 않은가.
물론 문예창작과나 국어국문학과라는 훌륭한 선택지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본래 인생을 날로 먹고자 하는 성향이 강하여, 언제나 요행을 찾아 헤매왔다. 인생 13년 차, 시행착오나 시련 같은 건 외면하고 싶을 나이. 그 무렵 심심할 때마다 포털사이트에 '작가 되는 법'을 검색하는 습관이 생겼다.
큰 수확은 없었다. 늘 비슷한 답변이 달려있었으니까.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하잖아요, 책을 많이 읽고 일기라도 매일 써보세요!" 옳은 말이라는 것은 알고 있으나, 작가행 고속도로를 찾는 청소년에게는 그리 와닿지 않는 조언이었다. 내가 원하는 건 내 집필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을 만한 아주 즉각적인 처방이었다.
다독, 다상, 다작이 작가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건 누구나 안다. 필사가 도움이 된다는 것도 이미 유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를 실천한다고 해서 작가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성실함은 위대한 역량이지만, 치열한 출판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렇게 나는 '어떻게 하면 더 빠르게 작가가 될 수 있을까?'라는 아주 단순한 고민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고민 끝에 내가 택한 방법은 바로 취미를 바꾸는 거였다. 놀랍게도 별것 아닌 것 같던 그 취미가 정말로 내 집필 인생을 바꿔놓았다. 덕분에 나는 만 21세라는 꽤 이른 나이에 첫 출간 계약서에 서명할 수 있었다. 어쩌다 보니 덜컥 지름길을 찾아낸 것이다.
직업이 '작가'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흔히 이런 이미지를 떠올린다. 살짝 어두운 방에 틀어박혀 혼자 읽고 쓰는 모습. 마치 수련을 하는 듯 고요한 풍경. 그러나 그 스테레오 타입과는 달리, 작가는 생각보다 훨씬 활동적이어야 하는 직업이다. 사람을 많이 만나고, 세상에 대해 알아갈수록 작품이 풍성해지니까. 발품이 힘들다면 손품이라도 잘 팔아야 하는 것이 작가의 삶이다.
나는 고민 끝에 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 중요한 일을 발견했다. 그건 바로 책을 '자주 고르는' 것이다. 트렌드를 따라가는 작가가 되고 싶다면, 독자의 입장에서 책을 고르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 '프로 독자'가 될수록 '프로 작가'가 될 확률도 높아지는 것이다.
이쯤에서 이런 의문이 들 수 있다. 그게 다독하라는 말과 뭐가 다르지? 중요한 건 책을 사거나 읽는 게 아니라, '고르는' 행위 그 자체에 있다. 아이쇼핑을 한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책 앞에 서야 한다. 그 일을 자주,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마치 카카오톡이나 인스타그램에 접속하듯, 습관처럼 서점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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