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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혜교



주 5회 연재, 제가 해보겠습니다


"송혜교 작가님, 정말 주 5회 연재하실 거예요? 그것도 매번 다른 글로?"


브런치스토리의 첫 수익화 모델, '응원하기' 파일럿 프로그램이 막 시작될 당시의 일이다. 처음 합류 제안을 받았을 때는 이게 웬 횡재인가 싶었는데, 막상 출발선에 서 보니 풀이 죽었다. 수많은 대상 수상자와 구독자 1만을 훌쩍 넘긴 인기 작가님들 사이에 서 있자니 내 채널이 유난히도 작아 보였다.


당시 나는 구독자 천 명을 겨우 넘긴 상태였다. 이게 경쟁은 아니라지만, 적어도 믿고 섭외해 준 브런치스토리팀에 누가 되지는 않을 만큼의 성과는 내고 싶었다.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 처절하게 기획에 매달렸다. 나와의 씨름을 거듭한 끝에, 운동, 교육, 여행, 운전, 글쓰기 총 다섯 가지 주제의 기획안이 탄생했다. 쓰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줄이고 또 줄인 게 이 정도였다. 그렇게 나는 다섯 편의 연재 계획을 제출했다.


주 5회 연재 사실이 처음 밝혀졌을 때, 함께 참여하는 다른 작가님들마저 술렁거렸다. 가까운 사람들은 만류하기도 했다. 일기도 아니고, 기획을 거친 '콘텐츠'성 글을 혼자서 매주 다섯 개나 발행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말도 들었다.


그게 옳은 조언이라는 건 나도 잘 알고 있었다. 매주 한 편을 올리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주 5회 연재라니. 안 봐도 고생길이 훤했다. 연재가 시작되기 전부터 파일럿 프로젝트가 모두 끝날 때까지, 앞으로 몇 달 동안 글쓰기 외의 삶은 모두 포기해야만 겨우 가능할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결국 주 5회 연재를 강행했다. 나의 <쥐뿔도 없지만 작가 되기> 플랜에 따르면, 가속페달을 밟아야 할 타이밍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계획은 틀림없이 들어맞았다. 주 5회 연재가 정말로 내 삶을 바꿔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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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점을 날카롭게 갈고닦는 법


당시 내가 가진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 고정 독자층 부족. 구독자 수로 보나, 화제성으로 보나 다른 작가님들의 발끝도 따라가지 못했다. 둘째, 핵심 콘텐츠의 부재. 아직 메가 히트작이 없는 만큼, 채널의 콘셉트가 불명확한 상태였다. 작가로서 성장하고 싶다면, 이런 나의 약점을 적나라하게 마주해야만 했다.


물론 약점은 약점대로 두되, 다른 강점을 살려 무마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사실 이건 자기 객관화 능력이 정말 뛰어난 사람만이 택할 수 있는 길이다. 자신이 무엇을, 얼마나 잘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드물다.


반대로 "당신이 무엇을, 얼마나 못하는지 구체적으로 말해보세요"라고 하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몇 가지 주제를 꺼낸다. 우리는 언제나 자기 자신에게 가장 야박하니까. 그래서 나는 존재조차 모르던 강점을 찾아내 갈고닦는 것 대신, 이미 잘 알고 있는 약점을 보완해 강점으로 만드는 길을 택했다.


나의 약점을 거꾸로 돌려 본다면 어떨까? 만일 내가 이미 고정 독자층이 두터운 인기 작가였더라면, '독자의 관심을 끌기 힘든 주제'의 글을 필사적으로 피할 것이다. 자칫하다가는 기존의 구독자마저 실망시키게 될지도 모르니까. 또한, 이미 강점과 콘셉트가 뚜렷한 채널을 운영하고 있었더라면, 그 결을 해치지 않는 작품을 연재해야 한다는 한계를 느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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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고 말하고 교육 정책을 만드는 일을 합니다. 열다섯에 중학교를 자퇴했고, 스물다섯에 작가가 되었습니다. 브런치에 에세이를, 한겨레에 칼럼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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