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언니들의 짠내 나는 이야기
우연히 유럽 언니 세네명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어요. 스웨덴, 영국, 폴란드 등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그녀들과 독일어권 나라(베를린, 비엔나)에서 사는 어려움 점에 대해서 대화를 시작했지요. 언니들은 대개 피부색이 하얀 백인들이었고 금발 머리였어요.
역시 스위스의 물가는 저에게만 비싼 것은 아니었어요. 스위스에 와서 크리스마스 마켓이나 백화점 등등에서 유럽 언니들도 아이 쇼핑한다는 거예요. 이 대목부터 급 공감을 하고 있었는데 이어서 독일어를 못 해서 병원, 상점, 곳곳에서 무시를 당한다는 이야기를 나누는데 깜짝 놀랐어요.
사실 저는 동양인이기 때문에 무시를 받는다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자주는 아니지만 (일단 키가 크고 뼈가 튼튼해서 여자 치고는 장군감이랍니다.) 길 가다가 우연히 “어리석은 중국인”이라는 소리를 들었어요.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음에도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황당함에 입만 쩍 벌리고 그냥 바라만 보았어요. 뭐 이런 일이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 겪는 일이라 은연중에 백인 언니들에게는 그런 일이 없을 거라 생각을 했던 모양이에요.
얼굴색이 하얀 금발 언니들이 독일어를 못한다는 이유로 아무런 잘못 하지 않았는데 곳곳에서 무시와 차별을 받는다는 하소연에 손뼉을 치며 공감을 했어요. ‘역시 나만 그런 게 아니야.’ 타국에 산다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힘든 일이었어요. 비록 영어를 잘한다고 해도 말이죠. 독일도 마찬가지고 스위스에서도 치과에서 상점에서 기타 등등 영어가 통하지 않아 등줄기에 땀이 흐를 때가 많아요.
며칠 전에도 치과에 갔는데 간호사 선생님은 영어를 잘 못해서 쌍둥이 이름이 바뀐 채 진료를 했다는 것을 집에 와서야 깨달았어요. 분명히 넷째를 데리고 처음 치과에 갔는데 자꾸 두 번째라고 해서 다음날 영어를 할 줄 아는 직원과 다시 말해서 넷째 아이가 다녀온 것으로 고쳐 놓았답니다. (쌍둥이의 이름이 바뀐 채 다른 이빨을 빼는 등등 큰 의료 사고가 나기 전에 확인하고 막아야죠. )
하하하^^
어쨌거나 저만 힘든 게 아니었어요.
하얀 피부에 금발 언니들도 힘들다니
그 말들이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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