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여행
“우리 아빠는 itchy feet을 가졌어요.”
셋째 아이의 말에 영어 선생님께서 그게 뭐냐고 물으셨대요. 그래서 신밧드처럼 여행을 못 가면 발이 근질대는 사람이라고 대답을 했다고 해요.
그 말처럼 겨울 방학을 하자마자 온 가족이 그리스 아테네로 왔어요. 이곳은 어떤 세상일까요? 호기심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 보기로 했어요.
여행을 좋아하는 아빠는 에어비앤비 아파트 숙소를 구했어요. 일주일동안 가족이 지내기 안락하지만 너무 편하지만은 않은 적당한 곳이에요. 세탁기랑 식기구가 있어 빨래도 가능하고 요리도 할 수 있지만 깨끗해 보이는듯한 싸구려 이불과 카펫은 참아주기 힘들어요. 며칠 지나면 스위스 집에 무척 가고 싶을 것 같아요. 뭐든 빨면 되고 바꾸면 되는 내 집은 아니니까요.
일주일간 겪어 본 이곳 물가는 어떨까요? 스위스에서도 라면을 살 때 1.8프랑이라(대략 3000원) 손에 들었다 놓았다 했는데 여기도 마찬가지네요. 오히려 살짝 비싸기까지 해서 깜짝 놀랐어요. 스위스는 migro와 같은 한국으로 치면 이마트 같은 마트에 라면을 팔지만 그리스 아테네 일반 마트에는 라면이 없어요. 조그만 아시안마트까지 찾아갔다가 2.25유로 가격에 깜짝 놀라고 다시 조금 더 큰 아시안 마트에서 1.8유로에 8개 사 왔어요.
처음 간 아테네 아크로폴리스(높은 도시)는 이번 여행의 꽃이라 할 수 있겠죠. 가이드 선생님을 따라 파르테논 신전, 그리고 니케의 신전 등등을 구경했어요. 저번 가을에 여행했던 이탈리아 로마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이곳은 더욱 놀라웠어요. 기원전 5세기에 이런 아크로폴리스를 건설했다니 그것도 언덕에 말이죠.
오기 전부터 유튜브로 설민석의 그리스 로마 신화 시리즈와 김헌 교수님의 그리스 신화 강의를 보고 밀리의 서재로 ‘신화의 숲’ 책을 읽어 가며 신화의 내용을 알고 온 것이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신화에 나온 인물들이 신전의 이름으로 조각품으로 많이 나오니까요. 일례로 파르테나 신전은 아테나 여신에게 봉헌된 신전으로 신전 안에 커다란 아테나 여신상이 있었다고 해요. 그리고 아테나는 지혜의 여신이자 전쟁의 여신으로 아테네 수호 여신이며 ‘아테네’ 명칭의 어원이 됩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지하철 타고 와서 밤에 불빛으로 비치는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이곳의 풍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압도하는 힘을 가지고 있어요. 은은한 조명이 올려다보는 아크로폴리스는 그리고 언덕 위에서 흘러나오는 고고한 자태는 유네스코 문화유산 넘버 원이라는 사실을 공감하게 만드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