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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픽처 Jan 28. 2022

로타 블루가 선물한 지독한 후유증

포토 에세이 - 해외여행 편

감성적인 글쓰기에 도전했으나 실패하고 길을 잃어버린 글
(임을 감안하고 읽어주세요)


대 코로나 시대 3년 차. 그동안 외장하드와 휴대폰에 고이 모셔두었던 해외여행 사진을 세상 밖으로 꺼내 보려고 노력했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그러던 어느 날, 넷플릭스에서 세계테마기행을 발견하고 남프랑스 편을 보게 되었다. (클릭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렇게 '여름 프로방스 여행'은 버킷리스트에 추가되었다. 보랏빛 라벤더 평원 발랑솔, 에메랄드빛 베르동 협곡, 깊은 푸른색의 아르투스트 호수까지 남부 프랑스만의 색들이 자아내는 분위기에 넋을 잃고 말았다. 잠시 멍~ 책상 앞에 붙여둔 요시고 작가 포스터 속 바다를 보다가 로타의 바다가 떠올라 7년 전 다녀온 사이판&로타 트래비 마리아나 원정대 출장 폴더를 열게 된다. 그 속에는 뼛속까지 도시 여행자였던 나에게 바다의 참맛을 알게 해준 로타 섬의 바다가 여전히 날 기다리고 있었다. 당시 배 위에서 남태평양 바다를 처음 보고 들뜬 나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와~ 물에다가 파란색 물감 풀어놓은 거 아니에요?"라며 일행들과 함께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들떠있는 우리들의 대화를 듣고 계시던 선장님이 로타의 바다의 색을 표현하는 단어에 대해 말씀해 주셨을 때 우리는 모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 마법의 단어는 바로 '로타 블루(Rota Blue)'. 로타 섬을 둘러싼 때 묻지 않은 원초적인 파란색의 바다는 그렇게 '로타 블루'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다. 그제야 바다 색깔이 또렷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온전히 로타 블루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뜨거운 햇살에 반짝이는 로타 블루 위를 질주하며 다시는 오지 않을 순간들을 눈으로 사진으로 담고 또 담았다. 마치 오늘 보는 바다가 마지막인 것처럼. 그래서일까 때로는 눈앞의 푸른 바다를 두고도 문득 로타의 바다가 떠올라 이내 발길을 돌리고 만다. 아마도 '로타 블루'가 나에게 선물한 지독한 후유증이 아닐는지.


* '로타 블루' 글을 시작으로 '컬러 포토에세이(가제)'를 연재하려고 합니다. 많관부!




로타에서 사이판으로 돌아오는 경비행기 조수석에서 내려다본 로타 블루(Rota Blue). 이 장면 마치 인터스텔라?
여행이 흔한 시절에는 구름이 예뻐봐야 구름이지 했는데 코시국에는 예쁜 구름을 볼 때마다 사진으로 수집하는 병이 생겼다. 구름 수집가의 사진첩 털이 커밍쑨.
'로타 블루(Rota Blue)' 바닷물 속에 손을 담그면 파란색으로 물들 것 같았던. 



가로 사진만 올리긴 아쉬우니까 세로 사진도 투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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