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간지러운 그 말, 리더십
사회 초년생이라고 말하기는 뭐 하지만 그렇다고 사회생활에 능숙한 회사원이라고 나를 수식하기도 뭐 하다. 강산이 바뀌는 시간 동안 회사원으로 일하고 있다만, 기업에서 일 해온 시간이 무색하게 아직 리더십이라는 말을 들으면 조금 낯간지럽기도 하고 그 의미가 무겁고 막중하다는 생각도 든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의 입사 초기(2022)에 감사한 기회를 통해 그 낯간지러운 단어에 대해 조금 더 가까이 그리고 깊이 숙고해 볼 수 있게 되었다. The Leading Voice라는 프로그램에 선발되었다. Product Design 부서에 소속된 9명의 디자이너들이 모여 1년간 각자의 목소리로부터 리더의 목소리leading voice를 쌓아 올리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오롯이 내가 성장한 과정, 내 커리어가 성숙되어 온 과정, 앞으로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숙고하고 앞으로 어떻게 성숙한 리더로 나아갈지에 대해 고민해 보는 시간이었다. 흔히 사회가 요구하는 리더십 말고, 내가 체감할 수 있는 리더십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미래에도 여전히 부단히 열심히 살고 있을 나에게, 나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누군가들이 혹시 들여다볼 수 있도록 그 생각을 기록하려고 한다.
나를 잘 이끌 수 있어야 타인을 잘 이끌 수 있다
사회 속에서 우리는 다양한 리더를 만난다. 어떨 땐 내가 그 리더의 감투를 써야 한다. 이러한 만남과 경험을 통해 깨달은 리더십의 본질은 '나'를 잘 이끌 수 있다면 타인을 잘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타인을 이끄는 리더십은 나를 이끄는 리더십으로부터 나온다.
내가 함께 일 했던 A는 개인적인 감정이 회사의 업무에 큰 영향을 끼쳤다. 집에서 속상한 일을 처리하고 출근한 날, A가 승진에서 밀린 날 등에는 A와 함께 하는 미팅이 참 빡빡하게 느껴졌다. 반면 B는 본인에게 꽤나 타격이 있는 구조조정이 있었던 날에도, 그의 가족이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았던 날에도 미팅에서 그는 초연하고 일관되었다. A, B와의 협업을 짧게 예로 들었지만, 이는 사실 리더십의 핵심을 전달하는 사례이다. 어떤 리더가 본인의 생각과 감정을 잘 이끌어 갈 수 없다면, 그가 타인(들)을 잘 이끌어 갈 수 있을까? 따라서 리더십은 특별한 위치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며, 인생의 전반에 걸쳐 필수불가결한 자질이다. 이러한 각도에서 리더십이라는 단어를 바라보니, 최근 들어 많이 듣게 되는 마음 챙김 mindfulness이 그 능력의 기초라고 생각한다.
프롤로그
수많은 책들과 기사들은 장manager, director을 위한, 혹은 그 성취를 위한 리더십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하지만 보편적인 리더십 혹은 실무진individual contributer을 위한 리더십에 대한 글은 거의 보지 못했다. 따라서 내가 적는 이 글은, 어떤 회사에 소속된 한 명의 실무진의 시각으로, 혹은 사회에 속한 인간으로서 리더십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적어 내려간 글이다. 나의 시선과 경험, 그리고 내가 속했던Leadership Cohort에서 배우고 느낀 점을 바탕으로 '이끄는 능력'을 해석해 보았고, 실질적으로 그 기술을 어떻게 개발할 수 있을지 적어보았다.
Leadership workshop이 마무리되며 내가 배웠던 것들을 우리 부서 팀 전체에 공유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따라서 이 주제에 대해 발표의 목적으로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발표 후에는 이 주제에 대한 내 생각을 글로 남기고자 하는 열망이 생겼다. 따라서 영문으로 에세이를 먼저 적었다. 한 해쯤 지났을 무렵에, 나의 모국어인 한글로 번역한다면 나에게 생각이 조금 더 또렷하게 정리될 것 같아서 이곳에 옮기기 시작한다.
Leadership Cohort의 첫 번째 세션은 브레인스토밍이었다. 우리 아홉 명 회사원의 머릿속으로부터 리더십을 설명하는 단어들이 쏟아진다. 스테레오타입부터,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단어들, 내가 생각지 못한 단어들까지 나왔다. 그중 나에게 가장 공감을 일으키는 단어를 녹색으로 표시해 보았고, 생각을 조금 더 정제하여 리더십을 구성하는 4가지 측면을 아래에 정리했다.
나를 알고 나의 마음을 알자.
다음은, 건강한 생각의 중심을 길러라.
얻는 것과 포기에 대해 인지하자.
이는 나와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다.
상대방의 생각을 진심으로 들어보자.
나를 존중하며, 나아가 상대방을 존중하자.
나의 영향력은 언제나 강력하다.
강력한 영향력을 갖기를 갈망하기보다, 상황과 사람의 가교가 되자.
한글로 번역해 보니 글이 길어진다. 위의 측면을 네 편으로 쪼개어 적어보겠다.
관점 perspective • 전략 strategy • 태도 attitude • 영향 impa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