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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미영 Jan 30. 2021

미트볼 스파게티에 반했던 그 시절,

가정 실습시간에 배운 스파게티가 지금까지 지속되다

"오늘 저녁 메뉴는 스파게티야~"

"또? 지난주 금요일에도 먹었잖아~"라고 말하는 아이들. 

아이들에게 스파게티는 특별한 음식이 아닌 일상적인 음식이다.


예전에 스파게티가 흔하지 않을 때, 집에서 해 먹을 수 없는 음식인 줄 알았다. 

사 먹어야만 하는 음식이라고 생각했다. 



직접 만든 미트볼 스파게티

학교 가정실습시간에 배운 미트볼 스파게티가 나의 이탈리아 요리의 시작이었다.

수업시간에 배운 건 미트볼 스파게티 외에도 피자 토스트가 있었다. 수업시간에 집중해서 배웠고, 그 이후에 집에서도 종종 해 먹었다. 엄마는 내가 해준 스파게티가 제일 맛있다며, 너무 행복해하셔서 종종 해드렸다.

(생각해보니 정말 맛있는 스파게티를 레스토랑에서 한번 못하드렸구나 싶네....) 피자토스트 하는 날은 식빵 한 줄을 다 피자토스트로 만들어서 냉동해 두었다가 꺼내먹을 정도로 인기 만점이었다. 


미트볼 스파게티는 미트볼을 동글동글 빚고, 버터에 마늘과 양파를 달달 볶다가 케첩과 우유를 넣어 만든 소스를 만든다. 미트볼은 한번 가볍게 볶고, 소스에 한꺼번에 버무려주다가 삶은 스파게티 면을 넣고 먹으면 끝! 피자토스트는 위에 만든 스파게티 소스를 바르고, 양송이버섯을 구워서 얹고, 피망을 얹고, 햄을 얇게 썰어서 얹은 뒤 피자치즈를 얹으면 끝! 오븐에 구우면 바삭하게 즐길 수 있는 게 포인트다.


학교 다닐 때 배운 레시피가 아직도 머릿속에 있다는 건 그만큼 인상이 깊었다는 뜻일 것이다. 




대학 다닐 때는 친구들과 종종 파스타를 사 먹었다. 기억에 남는 일은  올리브 오일 파스타를 먹었을 때였다. 보통 까르보나라나 해산물 토마토 스파게티를 사 먹었기에 파스타 전문점에서 먹은 오일 파스타는 신기했다. 특히나 그 오일 파스타를 먹은 곳이 이정재 씨가 운영했던 대학로의 '일마레'라는 곳이어서, 더 기억이 진한듯하다.  그리고 그 당시 소렌토라는 곳에 자주 가서 친구들과 파스타를 먹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과거의 기억과 함께 어느 순간부터 스파게티는 집에서 해 먹는 메뉴가 되었다. 


토마토 스파게티 소스는 토마토가 많이 나올 때 양파, 마늘과 볶아서 따로 만들어 두고 먹기도 했다. 크림 스파게티 소스는 생크림과 우유를 넣어서 만들지만, 야매요리로 크림수프를 물에 개어 만들어도 훌륭하다. 크림 스파게티 할 때는 면수 대신 우유를 넣어서 만들면 굿!



글을 쓴날 만들어 먹은 토마토 스파게티

있는 재료를 넣어서 스파게티를 만들어 먹기에 따로 정해진 재료가 없다. 배추가 있다면 배추를 넣기도 하고, 보통은 버섯을 넣은 스파게티를 많이 해 먹는다. 옥수수가 많으면 옥수수도 넣고, 가끔 해산물이 집에 있으면 해산물을 넣어서 만들어 주기도 한다. 우리 집에서 스파게티는 스페셜한 음식이 아닌 가정식이다.


한때 빠네 스파게티가 유행할 때 아이랑 함께 그 스파게티를 먹고 나서 아이가 종종 찾았었다. 그 때면 집에 제빵기가 있기에 식빵 믹스를 사 와서 식빵 하나를 따끈하게 구웠다. 그리고, 식빵의 속을 파서 국물이 넉넉한 크림 스파게티를 만들어 넣어 빠네를 대신하기도 했다. 뜯어낸 빵 조각은 프라이팬에 구워서 크림 스파게티 소스를 찍어먹으면 맛있다.


이제는 집에서 더 다양한 파스타 면으로 파스타 요리를 해보려고 하고 있고, 오일 스파게티에 도전해 보려 한다. 가지와 만두피를 켜켜이 쌓아서 라자냐처럼 만들어 먹기도 하고, 그라탱을 만들기도 했다. 나의 이탈리아 요리는 진화하고 있다, 점점!


하지만 나의 기억 속에 미트볼 스파게티는 강력하게 남아있는 메뉴 중에 하나. 조만간 미트볼을 빚어 아이들과 내 추억의 요리를 함께 즐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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