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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미영 Jul 07. 2023

이사와 함께 정리합니다!

두서없이 정신없던 삶을 정리해 봅니다

13년 살던 집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제가 결혼해서 처음으로 들어가서 살게 된 신혼집이에요. 

전세로 얻은 집이라 이렇게 오래 살 생각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아이도 둘이나 낳고 큰 아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살았네요. 올해 6학년이거든요. 


이사 들어오기 전에 예비신랑이랑 와서 청소하던 모습,

아이를 낳으러 가던 날 갑자기 화장실 세면대가 무너져서 고치던 모습,

친정아버지와 함께 아이들 방을 도배하던 모습,

아이들이 기어 다니며 돌아다녔던 모습......


수많은 장면들이 떠오릅니다. 오랜 시간 산만큼 추억도 많이 쌓았네요. 





이제 한 달 정도 뒤면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갑니다.

이번에는 아예 오래 살 생각으로 집을 좀 고쳐서 들어가려고요. 지금 사는 집은 잠깐 산다고 부분 도배하고, 바닥 장판도 안방만 하고 들어와서 살았거든요. 그래서 새로 들어가는 집은 아예 오래 살 생각으로 꼼꼼히 챙겨서 들어가려 합니다. 


인생에서 결혼이 가장 큰 행사라면 그다음으로 꼽을 수 있는 게 바로 이사가 아닐까 싶어요. 내가 살고 있던 곳을 바꾸는 일, 설레는 일이기도 하지만 어려움이 따르는 일이기도 하지요. 특히나 저처럼 이사를 많이 가보지 않았던 사람에게는 더더욱이요. 


결혼 전에도 3번 이사해 봤고요. 이번이 4번째 이사네요. 제가 어릴 때 한 이사는 용달차를 불러서 직접 짐을 실어서 하는 이사. 이웃들이 와서 함께 도와주는 이사였는데요. 요즘은 거의 포장이사들 하시잖아요. 포장이사를 한 번도 해보지 않아 걱정과 설렘이 앞섭니다. 


13년 동안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지금까지의 짐이 함께 있으니 집이 참 복잡했어요. 그리고 제가 짐이 좀 많던 사람이라.(결혼할 때 신혼집에 제 짐만 3.5톤 트럭 가득 채워왔으니까요.) 물론 점점 줄이기를 노력했지만, 쉽지는 않더라고요. 그동안 갖고 있던 라이프 스타일이 있으니 말입니다.


그. 런. 데.


이사를 가려고 하니 다급해졌습니다. 그 많은 짐을 싸 들고 갈 수 없잖아요. 그리고 갖고 가면 이삿짐센터를 부를 때 비용이 더 많이 들게 뻔하고요. 그래서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많이 비우고, 버리고, 나누고 있어요. 그 이야기를 함께 나눠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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