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6일의 글자욱
서서히 스며드는 차가운 공기와
따가운 햇살이 공존하는 요즈음.
황금물결의 장관을 이루며
벼이삭은 여물어가고 있다.
내겐 그러한 광경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이 각박하고 치열한 삶의 현장 속에서의
유일한 행복이라고 느끼고 있다.
고요히 황금빛을 뽐내다가도
살랑거리는 바람과 잔잔한 왈츠를 추는
벼이삭을 바라보는 건 즐거움이다.
들숨과 날숨을 느끼는 순간의 붙잡음이다.
가을 저녁 무렵의 노을을 배경으로
눈이 부실 정도의 황금빛을 내뿜을 때면
그들 앞에 난 한낱 벌거벗은 유인원일 뿐이다.
묵묵하게 한 계절을 보내고
우리의 밥상 위에 올라오는
그 밥알 하나하나는 우리를 움직여
세상을 움직이는 동력이 된다.
벼이삭이 여물어 가듯,
나도 어느새 조금씩 성장해 가겠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 과연 나도
그들만큼 이 세상에 기여를 할 수 있을까란
의문이 생겼다.
묵묵히 세상에 가치를 만들어내는
벼이삭을 바라보며
나도 어느새 그들이 닮고 싶어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