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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녘 Jan 01. 2021

06. 또 해가 떴다


2020.12.31

누군가의 삶은 솜털처럼 힘없이 쉽게도 떠나버리더니
누군가의 삶은 참 징하고 질기다.

그 깊이를 헤아릴 수도, 크기를 가늠할 수도 없는
칠흑같은 밤바다가 금방이라도 나를 삼킬까봐 온몸을 떨었던 것처럼
나의 세상에게 면목이 없어 뒤돌아 눕고싶다가도

태평하게 울어대는 새소리와
흐트러진 잔머리를 엇박자로 건드리며 어떻게든 나를 웃겨보려는 바람,
지난 밤의 걱정을 걷어치운 맑은 햇빛은
내가 지금 그 누구보다도 행복한 사람이라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숱한 밤을 짙은 파도에 쫓겨다니더라도
다시 일어나면 그 고요한 바람이 불어올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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