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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 선

잠을 쫓는 새

by 하영

어느새 새가 짖는다


사람들이 미처 재우지 못한

잠을 발견했나보다.


잠이 좋아 날뛴다.


사람들은 자꾸만 잠을 잃는다.


제 것을 챙기지 못하고

제 것을 자꾸만 놓쳐버리고

제 것을 결국 잊어버린다.


새는 고요하고도 빠르게

먹어버린다.


삼켜버린 잠은 곧 새의 안식처.


쌓이고 쌓여 새는 곧

깊은 잠에 빠져버린다.


더 이상 쫓지 않아도

평생 잠들 수 있는 충분한 잠.


오늘도 방안의 화면은

환하게 피어오른다.


밤새 잠 못드는 현대인의 새벽을 시로 그려보았다. 새가 사람들의 잠을 뺏어서 쉽게 잠들지 못하는 것처럼 표현했지만, 실상은 각종 업무와 매체로 현혹되어, 잠자는 것을 포기한 사람들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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