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나는 어렸을 때부터 성공해야겠다는 열망이 강했다. 타고난 성향 탓도 있지만, 아버지의 사업 실패를 겪으면서 '돈은 행복의 필수 조건이구나'라는 인식이 박힌 것이다. 그래서 사회가 정해준 길을 착실하게 걸었다. 열심히 공부해 높은 성적을 받았고, 좋은 대학에 갔고,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부지런히 스펙을 쌓았다. 그리고 '뒤쳐지면 안돼. 계속 나아가야 해' 라는 조급함에 번아웃이 자주 왔다.
그러다 대학교 2학년, 학교에서 우연히 받은 심리상담이 첫 터닝포인트가 됐다. "선생님, 저는 성공하고 싶어요. 돈도 많이 벌고 싶구요" 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나에게 선생님은 "유정학생이 생각하는 성공이 뭐예요? 사회가 정해준 것 말고, 유정학생이 내린 정의요. 그리고 돈을 많이 벌고 난 후에는 뭘 할 거예요?" 라는 질문을 던지셨다.
그전까지 나는 단 한번도 '왜' 라는 의문을 가진 적이 없었다. 사회에서 성공과 부는 선망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담을 받으면서, '나는 사회에서 말하는 성공만을 보고 달린 것은 아닐까? 행복하게 살기 위해 나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라는 고민을 하게 됐다. 그리고 '꼭 돈이 많다고 행복한 건 아니지만, 돈이 없으면 불행한 것 같아. 굳이 엄청난 부자가 될 필요는 없지. 30억 정도 있다면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그래, 30억을 목표로 달리자' 라는 결심을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가슴 속 답답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작년, 멘토님과의 대화가 나의 두 번째 터닝포인트가 됐다. 내가 자주 지치는 모습을 보이자 지인분께서 선뜻 멘토링을 해주겠다고 나선 것이다. 1시간 남짓의 대화였지만 그때 나눈 말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멘토님, 저는 30억이라는 목표를 세웠어요. 이 돈이 있다면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래요? 그럼 30억이 생긴다면 무엇을 할 거예요? 제가 상상할 수 있도록 아주 자세하게 설명해주세요"
나는 스위스 여행과 서핑을 말했다. 동시에, 나는 깨달았다. 그건 지금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을. 행복, 그리고 내가 원하는 삶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그때 처음으로 나를 옭아매던 돈과 성공에서 자유로워졌다고 느꼈다.
이제 내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돈과 성공이 아니다. '즐거움'이다. 바로 당장 내일 죽는다고 했을 때, 지금껏 즐겁게 살아왔다면 한 치의 후회도 남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행복의 강도가 큰 사람보다 빈도가 높은 사람이 더 행복하다고 한다. 여전히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싶지만, 더 이상 맹목적으로 좇지 않는다. 그리고 더 이상 행복을 미래의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있는 현재에 최선을 다할거고, 더 자주 즐거움을 느낄거고, 계속해서 성장할 거다.
그러니 이 길이 맞는 걸까 생각이 들 때는, '왜' 라는 질문을 던져봤으면 좋겠다. 왜 그것이 하고 싶은지, 이룬 뒤에는 무엇을 할 것인지. 그렇다면 나름대로 납득할 수 있는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