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고 싶은 곳을
말해주는 이를 위해
오늘도 노래하네
잔뜩 화난 사나이의
핏대를 노여워하고
음절을 맞추지 못한
시인을 고까워하는
세상의 모든 실패자들을 위해
오늘도 노래하네 난
나고 자라 한 게
귀로 속고
입으로 뱉는 것 뿐이라
누군가의 노래를 가지고
왈가왈부나 하는
오늘도 읊조리네
꼬일 때로 꼬여버린
언어의 선형 위에서
싫어하는 시인의 수업을 들으러가네
애매한 어조에
쯧쯧거리네
내가 낼 줄 아는 소리는
창조가 아닌 모방의 소리
찬미가 아닌 역함의 소리
내 낮고 얇은 노래의 바다는
오늘도 넘실거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