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뒤에 지구가 멸망한대."
"뻔하디 뻔한"
지구가 멸망한대
직업에 귀천이 어디에 있으며 나는 먹고 싶은 걸 다 먹어
먹었던 것도 먹고 먹을 것도 먹어
큰 물가에 가면 무서워
뭘 배울 필요가 뭐가 있어 나는 수영을 해
할 줄 모르니까 바다에 떠다녀
그 사내의 집 비밀번호는 *7865
"지구가 멸망한대"
너의 시차를 따라잡느라 좀 걸렸어 응
좋아하는 음악이 무엇인지 떠드는 짓은 하지 않아
듣고 싶은 걸 듣지 않기 위해
1분만 듣자 살게 했던 음악을
광화문 광장에 가 분수에 뛰어들어
18살에 아무것도 모르고 서 있었던 시간에
나는 젖었어 오랜만에
영겁의 세월
영원한
오래토록
평생
파뿌리...
파뿌리라는 단어는 좀 웃기다 응응
내가 썼던 시들을 읽어 내가 직접
지구가 멸망한대
알겠어 그니까 이거 읽어볼래
43년 후
디지털 언어로만 남은
내 시가...
USB에 담겨져
매립장에 떠도는 상상을...
지구 멸망 시
지구 멸망시로 남기를
내 존재가 USB에 담겨지길
간절히 바라는 소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