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싱싱잉 Dec 13. 2023

기차를 타고 떠나요

뉴저지 어느 한적한 마을의 피자집 가는 길

주말에는 맨하탄을 벗어나 교외로 나가보기로 했다.

1박 여행은 다음에 나이아가라 폭포와 모홍크를 가기로 했기 때문에

당일 치기로 갈만한 너무 멀지 않은 곳에 가보고 싶었다.


어디로 나가 볼까?

나와 남편도 아직 가보지 않은 새로운 관광지에 갈지

한 번이라도 가본 곳에 갈 지 고민하다가

얼마 전에 갔었던 뉴저지의 피자집이 생각났다. 


남편이 다니는 회사 동료집에 놀러갔을 때

동료의 추천으로 같이 갔던 피자가게였다.

한마디로 로컬이 추천해준 맛집이다.


피자 도우가 쫄깃하고 화덕맛이 나서 아주 맛있게 먹었었다.

오늘의 브레드와 올리브 오일이 너무 맛있었다.

맨날 집에서는 그다지 인상적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대용량 올리브오일만 먹다가

뭔가 신선한 올리브오일을 먹는다는

생각이 든 맛있는 올리브 오일이었다.

토마토소스에 담궈진 두툼한 미트볼도 기억이 난다.

다음에 또 와야지! 하고 찜해 둔 곳이었다.


목적지는 거기로 하는 것으로 하고

차를 렌트하려고 알아보는데 당일에 알아봐서 그런지 

아쉽게도 가까운 곳에서 렌트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기차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뉴저지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펜스테이션으로 향했다.

모두 다 같이 앉을 수 있는 자리는 없었지만

다행히도 같은 시야각 내에 모두 앉을 수 있었다. 


역에 내려서는 한 20분 정도 피자집을 향해 걸어야했다. 

차 좀 미리 예매할 걸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늦은 걸 어떡해. 라고 생각하며 걸었다.


커다란 나무가 보이는 작은 공원을 지났다. 

110피트니까  한 33m 쯤 되는 나무였다.

그 나무는 340년 된 백동나무라는 품종의 나무이고

뉴저지에서 두 번째로 큰 백동나무라고 한다.

동생 사진을 여러 장 찍어줬다.


그 다음으로는 주택가를 지났다.

할로윈을 앞둔 시기여서 그런지

집 앞마당 마다 해골과 손가락 등의

장식품으로 집 앞마당을 꾸며놓았다.


맨하탄에서도 창문 앞에 해골을 걸어놓은 장식을 봤었는데

확실히 여기는 집집마다 앞마당이 있어서 그런 지 

3-4미터는 돼보이는 해골모형이 있기도 하고,

더 다채롭게 꾸며 놓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는 참 평화롭다고 좋아하다가도

갑자기 무서운 느낌이 든다고 했다. 

어느 집 앞에 세워둔 Stop Asian Hate라는 

표지판을 보았기 때문이다.

또한 Black lives matter라는 표지판도 보였다.

혹시라도 이 동네에 인종에 따른 혐오 범죄가 일어났는 지 궁금해하셨다.


그러게. 

그 생각은 차마 못해봤네. 


실제로 나도 미국에 처음 왔을 때는

위험한 동네도 많다는 소리를 들어서

범죄율 통계 웹사이트를 저장해두곤 가끔 검색해보곤 했었다.


하지만 이 곳은 아는 사람의 동네라서 

차마 치안에 대해서는 걱정하진 않았었다.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고 안심시켜 드렸다. 


오히려 집 앞에 인종평등을 지지하는 표지판을 내건다는 것은

주변 이웃을 믿고 본인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생각해

더 안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동시에 그 용기가 대단해보였다.

특정 인종을 혐오하는 사람의 표적이 될 수도 있을텐데도

나의 목소리는 내는 것이니까. 


그렇게 뉴저지의 집을 구경하면서 걷다보니

어느새 피잣집에 도착했다. 

저번에 왔을 때 보다 사람들이 더 많았다. 

맛집이 정말 맞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괜히 뿌듯했다.

저번보다는 피자가 화덕에 너무 구워져서 좀 탄 것이 아쉬웠지만

오늘 역시 오늘의 브레드도 맛있었고, 만족한 식사였다.


작가의 이전글 뉴욕의 첫번째 코스는 센트럴파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