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진 뒤풀이에서 두서없이 풀어놨던 고민들 (2)
저는 변경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교원'이라고 바꿔도 좋고, 아예 전교조란 이름 자체를 바꾸는 것까지 열어놓고 논의하고 싶습니다. 어차피 교사만 가입대상인데 굳이 필요 없는 혼란과 낭비를 발생시키고 있잖아요.
물론 결성기에 선배들이 어떤 방향성을 갖고자 했는지 이해합니다만, 지금과 그때는 다릅니다. 당시 존재하지도 않았던 행정직 노조, 공무직, 학비노조 등은 이제 이미 자기 갈길을 가고 있어요. 우리가 그들과 공동교섭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행정직, 공무직은 우리의 적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하나인 것도 아니고, 이해관계가 다른 지점이 많다는 걸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학교에서 직종 간 갈등이 극심한 건 다들 아시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관념적인 단결은 현실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각자의 발전과 공존을 목표로, 느슨하게 연대하는 것이 현 상황에서 가장 지혜로운 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뭐 이런 이유만으로.... 전교조 명칭을 변경하겠다?라고 한다면.... 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엄청난 반발과 기회비용이 따를 테니까요.
명칭 변경은 하나의 계기가 되어야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선 안됩니다. 즉 명칭 변경을 계기로 완전히 다시 태어나겠다는 수준의 혁신을 할게 아니라면, 그냥 안 하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바빠 죽겠는데 한바탕 깜짝쇼 따위가 필요한 게 아니니까요.
그런데 솔직히 과연 전교조에 그 정도의 혁신 의지가 있냐?라고 물으면 잘 모르겠습니다. 다들 '혁신'을 부르짖지만 막상 결정적인 순간이 되면 별로 안바꾸고 싶어 하던데 ㅎㅎ..
(2024. 08. 22. 전교조 대전지부 운영진 연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