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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id 이드 Jun 21. 2024

[iid] 시대는 다시 또 실무형 관리자를 요구한다

이드의 HR 커피챗 시리즈

[Edited by iid the HRer]

※ 내가 쓰는 글들은 아주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한 지극히 개인적 의견이니 편하게 봐주면 좋겠다.




오랜만에 지인들과 이야기하며 요즘 업황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요즘 CMO의 몸값 수준은 얼마이냐? 과거 작성했던 글에서는 30% 씩 다 감소했다고 말했지만 친한 지인이었기에 대놓고 말해주었다. 요즘 CMO 포지션의 몸값은 (그냥 이름만 CMO가 아니고 진짜 실력있는 베테랑 기준) 시리즈 B~C 스타트업의 기준 1억 중반인데 근데 더 무서운 것은 CMO 포지션 자체가 요즘 없다.


만약 Top tier 수준의 우아한 형제들, 쿠팡, 토스로 가면 당연히 몸값 수준이 높아지겠지만 그곳은 빈 포지션이 나오지 않을뿐더러 그 tier에서는 대기업 / 글로벌회사 임원을 뽑을 것이라 매칭이 적합하지 않다. 아직 일할 날이 많고 파이어족이 되기엔 자산이 부족한 마당에 당장의 (세금이 더 떼이는) 몸값 자체보단 좀 더 긴 커리어를 위해 아래의 내용들을 참고하라고 하였다.




① 최근 불황기에서 스타트업에서 사라진 포지션들이 있다. 바로 CSO, CMO, CPO, HR헤드이다.


• 그러면 남은 포지션들이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면 결국 CEO, CFO, CTO뿐이다. 결국 회사 경영의 기초적이며 핵심 포지션들이다. CTO가 너무 소프트웨어 개발로 인식될 수 있지만 R&D 영역 전체를 담당한다 봐야 할 것 같다. CFO/ CTO를 제외한 나머지 포지션들은 사실 CEO가 다 담당할 수 있고 담당해야만 한다.(HR을 CFO가 경영지원 관점에서 보냐 안 보냐는 것은 선택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 CSO/CPO를 CEO가 담당한다는 의미는 결국 비즈니스 전체를 고민하고 의사결정해야 하는 존재는 CEO여야만 한다. CPO도 프로덕트 잘 몰라도 비즈니스만 명확하게 CEO가 잡고 있으면 CTO가 다 커버할 수 있다.


• CMO : 불황기가 도래하며 가장 축소된 예산 중 하나가 마케팅 비용이다. 이제는 마케팅의 비용 관리가 기업의 생존과 직결하기 때문에 결국 CEO가 그 최종 의사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 실제 마케팅 전략이나 운영 고민은 C레벨이 아니라도 충분히 가능하다.


• HR헤드 : 헤드라는 표현이 혼란스럽다면 HR을 총괄해서 CEO직속에서 수행하는 포지션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좀 더 작은 규모에선 HR리드가 될 수 있고 조금 더 큰 규모에선 HR헤드가 될 수 있겠다.

다른 C레벨 포지션들은 다들 C레벨이라 사라지고 있지만 왜 HR헤드 포지션은 C레벨도 아닌데 사라지고 있는지 궁금할 수 있다. 모든 HR헤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본인의 실무를 하지 않고 의사결정이나 관리만 하려고 하는 HR헤드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불황기에 마케팅비용도 줄이는 마당에 의사결정/관리만 하는 관리자 포지션은 필요 없다. CEO가 다 담당할 수 있고 해야만 한다. 그럴 여유를 부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 HR 의사결정을 잘 못 내리고 회사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면 당연히 중심을 잡아줄 HR헤드는 필요하다. 그리고 관리만 하고 뜬구름 잡는 말만 하는 실제 도움이 안 되는 HR헤드가 정리된다는 말이지 무조건 HR헤드 포지션은 없애고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는 말 절대 아니다. 그러다 다 망한다!!!


C레벨이 뭐냐라고 정의를 묻는다면....... 짧게 쓰긴 어렵겠지만 간단히 써본다면 (개인적 소견이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대기업에서 말하는 임원과 동일하게 인정하고 있지는 않다. 단순히 Calling Title 혹은 명예직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과거 기조실 재직시 각 그룹사 임원 정책을 수립할 때 이런 기준을 가지고 고민들을 하였다.

[예시] 종업원 수 몇 명 이상 / 매출 얼마이상 / 산업영역 순위&점유율 등
• 대표이사 직급 :  부회장 (조건 충족) / 사장 or 부사장 (조건 미충족)
• 대표 외 임원 직급 : 부사장 (조건 충족) / 전무 (조건 미충족)

사실 그런 관점에서 어떤 영역을 대표 바로 밑에서 총괄하면 그게 C레벨이든 헤드든 디렉터든 다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그 안에서의 레벨 차이는 영역의 난이도/중요도, 연차, 코파운더, 명예 등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적어도 밸류 1조 이상의 유니콘, 거래액 몇천억, 1000명 이상 구성원 수는 되어야 진짜 임원급의 C레벨이 있겠다 싶다.



② 최근 불황기에서 실무 인력 또한 많이 줄었다.


리더 포지션뿐만 아니라 일반 실무자들도 많이 줄었다. 규모 / 산업에 관계없이 이 불황기에 많은 스타트업들이 인력 감축을 진행하였다. 안 그래도 의사결정이나 관리만 하기 힘든 상황에서 이제 자신이 담당하는 조직에서 일하는 구성원들도 줄었다. 그 말은 리더는 더 할 일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인원 감축의 공백을 또 다른 실무자에게 전가하게 된다면 나머지 인력들도 다 퇴사한다. 그 공백은 슬프지만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지만 리더가 또 떠안아야 한다. 그냥 불황기에는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마이크로 매니징을 하나는 의미는 아니다. 그냥 다시 플레잉코치가 되는 것이다.


관리만 하는 관리자들은 대표에게 통합되고 실무자의 공백을 같이 메꿀 수 있는 관리자만 살아남는다.




그동안 열심히 경력 쌓고 차근차근 올라와서 관리자가 되었는데 보상도 예전 호황기 때처럼 받기 어렵고 C레벨 되기도 어렵고 관리만 하기도 어렵고 거기다 실무인력이 줄면서 실무까지 직접 해야 한다. 관리자가 되어서 좋은 것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맞다. 이 시기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실무자 때와 달리 직책이 높아질수록 중요한 역량 중 하나는 Political Sense이다. 정무감각은 회사 내에서의 권력/자원 등의 획득과정에만 발 편 되지 않는다. 회사 외부의 여러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그에 기반해 나의 포지션과 태도를 조정하는 과정에도 작용한다. 나의 역량과 커리어는 절대적으로 그대로지만 외부 상황에 따라 대응은 상대적인 것이다. 내가 운이 없거나 나쁜 것이 아니다. 그냥 시대가 그런 것이다.


옛날 과거 시대를 떠올려본다면 내가 정말 무술을 잘하더라도 전쟁이 멈추고 평화로운 시기에 미리 그다음의 혼란에 대비하지 못한다면 결국 몸은 둔해지며 죽게 되고 또 중요하게 쓰이지 못한다.


실무형 관리자라는 것이 힘들고 고되더라도 지금 시기를 잘 이겨내어야지만 나의 커리어가 유지된다. 이때 내가 실무까지 했다고 보상심리를 기대하면 안 된다. 그냥 커리어를 유지하기 위한 시대 대응일 뿐이다. 이다음 다시 경제가 풀린다면 그동안의 고생과 노력이 당연히 인정받을 수 있다. 커리어란 내 계획대로 흘러가진 않지만 내 의지대로 노력과 대응은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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