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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정 Jul 29. 2022

잠들지 못하는 밤

day 3 하고싶은 것들의 시간

아이의 쌕쌕 규칙적인 숨소리와 우리 고양이 레오의 귀여운 코골이 소리가 들리는 밤. 나 빼고 우리 가족들은 모두 일찍 잠자리에 드는 편이다. 나는 잠들지 못하는 시간이어도 잠들지 않음으로 이 소리들을 들을 수 있으니 되었다.


적막하다기보단 고요하고, 외롭다기보단 평화롭다.

내가 일찍 잠들진 않아도 아이를 재우기 위해 눕긴 일찍 눕는데 아이가 잠들기까지의 30분에서 1시간의 시간이 항상 고통스러웠다. 나는 졸리지 않은데, 무언가 더 하고 싶은데 옆에 있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나의 정신과 신체가 수면모드로 돌입하는 것 같달까. 일찍 잠들지는 않지만 어딘가 몽롱해지고 몸의 기운이 쫙 빠진다. 낮이 해야 하는 것들의 시간이라면 밤은 하고 싶은 것들의 시간이다.


침대맡의 의자에 앉으면 밤하늘이 보이는데  시간대의 밤하늘은 아주 까맣지는 않고, 어딘가 따뜻한 짙은 파랑의 느낌이다. 낮동안엔 어딘가에 숨어 지냈던 길냥이들도  시간만큼은 골목의 주인이 되어 돌아다니겠지. 누군가에겐 무서운 어둠이고, 누군가에겐  어느 때보다 나의 세상이  것만 같은 시간일 것이다. 의미 없이 핸드폰만 뒤적거리는 시간일지라도 너무나 소중한 시간. 오늘은 꼭 읽다 만 책 한 권을 마저 다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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