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야겠다고 늘 생각한다. 쓰는 사람이 되고 싶은 열망은 늘 존재했다.
그래서 브런치 작가로 등록한 지 벌써 몇 년째, 목록을 다시 보니 그동안 쓴 글이 몇 개 되지 않는다.
늘 쓰고 싶다고, 쓰는 일에 갈증을 느끼면서도 쓰지 않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본다.
얼마 전 인터넷상에서 본 글이 있다. 정확한 문장은 생각나지 않지만 성공을 하려면 창피함을 이겨야 한다고, 요즘 시대에 sns에서 성공하는 사람들도 그 창피함을 이겨내고 계속해 왔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라는 뉘앙스의 글이었다. 이 문장대로라면 나는 창피함을 이기지도 못했고 그로 인해 꾸준함도 잊었기 때문에 글쓰기에 성공하지 못한 사람이다.
처음 브런치 작가로 신청할 때만 해도 매주 한 편의 글을 연재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떨리는 마음으로 작가 신청을 하였고 운 좋게 한 번에 작가 등록이 되어 내 글을 올릴 수 있는 페이지를 갖게 되었다. 그런 후 몇 개의 글을 올리니 이게 맞는 것인지 나 스스로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고 나 자신에게 자신이 없어지니 혹시나 어딘가에서 내가 올린 글들을 흉볼 것만 같은 자격지심이 들었다.
그래서 점점 글을 올리는 빈도가 줄어들었고 사진과 함께 일상을 정리하는 블로그에나 가벼운 글을 쓰며 브런치는 몇 개월에 한 편의 글을 올리며 방치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실 지금도 브런치 작가의 서랍에는 갈무리만 잡아둔 글의 목록이 수두룩하다. 글을 완성하기 위해 무엇보다 진득하니 앉아 조각조각 써둔 글들을 다듬고 고쳐야 하는 일이 중요한 것을 아는데 그럼에도 그 일을 자꾸 회피하고 글 하나를 완성하지 못하고 자꾸만 서랍 깊숙이 넣어두고 외면해 어느새 먼지가 뽀얗게 앉은 글들이 수두룩해졌다.
그러다 문득 작년 내 블로그에 올려둔 글귀가 생각났다.
당시에도 나는 블로그에 이 글귀를 올리고 굉장히 큰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킨다고 써두었다.
그리고 그 글을 올린 지 딱 일 년이 되었다. 일 년 동안 이 글을 읽었을 때의 마음을 잊고 살았던 건지 여전히 내 브런치는 허전하기만 하다. 글을 쓰겠다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야겠다고 다시 마음먹으며 일 년이 지난 지금 이 문장을 또 한 번 마음에 새긴다
"쓰레기를 쓰겠어!"
이제라도 브런치라는 훌륭한 포맷을 제대로 사용해야지 않겠나. 심지어 종이에 쓰는 것이 아니니 나무야 미안해할 필요도 없으니 말이다. 내 글을 누군가 읽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누군가에게 가닿지 않아도 좋다. 지금은 내가 쓰는 사람임을 스스로 잊지 않고 싶을 뿐이다.
이 글을 쓰기 전에도 심호흡을 한번 후우 내뱉는다. 그리고 모든 자격지심과 자기 비하 등 온갖 잡념들을 내려놓고 다시 한번 마음속으로 외친다. 쓰레기를 쓰겠어! 그렇게 외치고 나니 쓰레기 같은 이 글도 작가의 서랍에 저장이 아닌 발행 버튼을 누를 용기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