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가 중 회사 연락은 괴롭힘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증상 : 어제 회사에 대한 분노로 잠을 이루지 못함. 병가 시작 후 처음으로 아침 운동 거름.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불량 및 간헐적 이명 증상 발생.
어젯밤은 회사에 대한 분노로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라는 의문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책임을 다한
‘바보 같은 나’에 대한 후회가 뒤엉켜
머릿속이 복잡하기만 했습니다.
덕분에 병가 이후 처음으로 아침 운동도 걸렀습니다.
마침 병원에 가는 날이라
의사 선생님께 요즘 있었던 일을 하소연하듯 털어놓았어요.
그런데 선생님의 반응이 의외였습니다.
마치 법률상담을 받는 것 같았달까요.
“병가 중인 사람에게 일로 연락하는 건 직장 내 괴롭힘이 될 수 있어요.”
“뒷말도 괴롭힘이 될 수 있습니다.”
“쉬는 동안 조용히 괴롭힘 사례를 하나씩 정리해 두세요.
나중에 한꺼번에 떠올리려면 기억이 잘 안 납니다.”
“중요한 건 증거보다 일관된 진술이에요.”
의외의 말에 반가움을 표현하자, 선생님은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신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질 겁니다.
오늘 상담은 법률상담이 되어버렸네요.”
진심 반, 농담 반의 말이었지만
저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병원을 나섰습니다.
점심에는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났어요.
어릴 적부터 함께한 사이답게
만나자마자 쉴 새 없이 수다를 떨고 웃었지요.
제가 병가 중이라는 얘기를 꺼내기도 전에
“분명 회사 잘못이겠지!” 하며
제 편부터 들어주는 친구들.
“내 친구가 얼마나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인데!”
하는 말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며
‘나는 조직과 맞지 않는 사람인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혼자 일하는 프리랜서가 더 맞을 것 같기도 했고요.
하지만 돌아보면
지금 가장 친한 언니도 전 직장 사수였고,
협력업체에서 만난 고마운 분들도 있고,
심지어 오늘 위로를 건넨 의사 선생님도
결국 회사 덕분(?)에 만난 인연이었습니다.
사람들로 인해 마음이 부서졌지만,
그 조각들을 다시 붙여준 것도 사람입니다.
어쩌면 인생이란,
그렇게 매번 부서졌다가
다시 따뜻한 손길 덕분에 살아나는
반복인지도 모르겠어요.
오늘, 저는 조금 회복되었습니다.
사람 덕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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