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척, 사랑받는 척. 그리고 그 사이에서 무너져가는
30대 중후반의 솔로 여자..
이런 제목을 보면
늘 클릭하게 된다.
내 얘긴가 싶어서.
그렇다. 나는 90년생,
30대 중반을 넘겨가는 미혼,
그리고 완벽한 솔로다.
몇 년째 솔로 라이프를 ‘즐기는 척’하며
가끔은 속이 텅 빈 느낌을 견뎌낸다.
각종 커뮤니티와 유튜브에서 말한다.
“30대 중반이상 여성은 결혼 시장에서 어렵다.
“당신은 너무 늦었어요.”
그 말들 사이에서
나는 마치 문제가 있는 사람처럼,
애물단지 취급처럼 느껴진다.
요즘같이 "결혼은 선택이지, 필수는 아니야"라는 말이 유행이지만,
그 말은 때로 위로보다
현실의 온도차를 더 크게 느끼게 한다
내 주변 또래 중 미혼은
나와 고등학교 내 절친 단 한 명뿐이다.
그 친구조차 매일 애환이 묻어나는 일기를 카톡방에 서로 남긴다.
“우리가 뭐가 못나서 그래?
야.. 뭐 없어? 사람 만나기 너무 힘들다...
내 짝은 태어나긴 한 걸까.”
그러면서도
누군가의 결혼식의 프로하객러로..
소개팅 후기를 나만의 개그소재로 웃어넘기며
우리는 꿋꿋하게,
그럭저럭 잘 살아내는 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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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애의 끝자락에서
감정이 너덜너덜해졌던 시간들.
2년쯤 나는
나를 꿰맬 수도,
누굴 다시 믿을 수도 없었다.
그 사이 황금 같은 시간이 흘러갔고,
누군가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집을 샀다.
나는 간간이 들어오는 소개팅을 붙잡으며
불안함을 달랬다.
마음에 들지 않아도
“거절하면 눈이 높다”는 말이 돌아올까 봐
애써 마음에 없는 소개팅에도 나갔다.
그래, 사람은 만나봐야 알지.
스스로를 설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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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 전날이면
숙제를 하나 해결하듯
무덤덤하게 약속 장소로 향한다.
질리도록 해본 소개팅이 내게 남긴 건
'간파력'.
단 두 마디면 감이 온다.
아, 오늘도 내가 분위기를 리드해야겠구나.
아 이 사람 이런 성향이네.. 나랑 안 맞겠구나.
특히 말주변이 없고 리액션이 부족한 사람과의 만남은 몇 시간을 메꿔야 한다는 책임감까지 따라왔다.
맘에 들지 않아도
주선자를 생각해서,
혹은 착한 사람 콤플렉스처럼
최대한 성의를 다했다.
웃고, 맞장구치고, 눈을 맞추고, 끝까지 들어줬다.
소개팅은 그렇게 또 지나갔다.
버스 창밖 풍경은 낯설지 않았고,
익숙한 외로움만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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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
집으로 향하는 골목을 걷다가 문득 생각했다.
나는 지금,
정말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 걸까.
아니면 그저,
불안하지 않은 내가 되고 싶은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