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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NDWANA Aug 30. 2019

변증법과 음양론

[동양과 서양 그리고 미학] 장파



서양인과 동양인은 사물을 보는 관점과 기준이 사뭇 틀리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것은 '아름다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똑같은 사물을 보면서 어떻게 동양인과 서양인의 생각이 다를 수 있는지 신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것은 결국 세계관의 문제이고 가치관의 문제이다. 자신과 사물을 정의하는 근본적인 철학에서부터 차이가 나는 것이고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의 핵심적인 내용의 차이와 관련이 있는것이다. 



소피스트들로부터 시작된 서양의 철학은 세상을 분석하길 좋아했다. 세상이 네가지 원소로 이루어져있다는 주장이나 세상은 숫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주장 같이 세상의 진실에 대한 탐구는 신이 만든 어떤 설계도를 알아내는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다.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그 속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있을거라 생각했고 황금비율을 제시하게 된다. 그 이후로도 서양철학의 가장 핵심적인 화두인 인간의 이성에 의한 변증법적 발전이 아름다움에도 역시 적용된다고 보았다. 그리고 아름다움 역시 로고스적인 것이며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동양의 미의식은 달랐다. 언어나 텍스트로는 사물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동양인들은 고대부터 알고 있었다. 따라서 아름다움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사물이나 현상에 빗대거나 그대로 여백으로 남겼다. 따라서 동양에서 이야기 하는 '여백의 미'의 여백은 단순히 아무것도 없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공에서 색이 발생하고 색에서 공으로 향하게 된다는 동양사상의 정수가 미의식에도 들어있는 것이다. 이렇게 여백과 구성요소간의 긴밀한 상호작용으로 전체적인 미가 발현한다는 음양론이 동양의 미의식의 근간을 이루게 된 것이다.



서양이나 동양이나 가장 완벽하고 아름다운 것은 자연이었다. 그 자연을 대하는 방식자체가 미의식과 직결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서양은 자연을 극복하고 자연의 요소를 분석해서 인간의 이성으로 자연을 정복하는 것이었고 동양은 자연과 합일해서 인간이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지 않는 것을 선이고 아름다움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이같이 미를 추구하는 출발선상이 틀렸으므로 예술의 표현방법이나 미의식이 동서양간에 확연한 차이를 가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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