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에 살짝 무리를 했는지 왼쪽 골반에 통증이 찾아왔다. 그래서 잠시 고민하다 운동을 해서 풀어질 통증이라면 풀고 가자는 마음에 이틀 연속 도장으로 향했다. 기초 연습을 같이 하던 분들은 화요일은 쉬려고 하는지 나오지 않았고, 고인물들과 나뿐이었다. 그 말인즉슨, 관장님의 힘든 개인레슨이 이어진다는 말이렷다...!
같이 기초를 배울 사람이 있을 때와는 달리, 혼자 있을 때는 이미 해봤다는 전제가 있으니 진도를 빨리빨리 나가시는 편인지라 각오는 했었지만... 망가진 신체와 나이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예전엔 쉬이 했던 것들이 왜 이리도 힘들고 아픈지. 그나마 양말을 신은 채로 해도 된다고 하셔서(원래는 맨발로 수련을 해 물집과 상처는 검도의 동반자이다.) 어릴 때보다 조금은 발의 상처가 덜했지만 미끄러운 바닥과 싸우려다 보니 몸엔 자꾸 힘이 들어갔다. 불필요한 힘과 불어난 무게는 이윽고 왼쪽 다리의 통증으로 나타났다.
검도는 오른발은 땅바닥에, 왼발은 뒤꿈치는 들고 있는 게 기본자세이다 보니 양쪽 다리가 힘이 받는 부분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의외로 발이 아닌 다리의 시작점에서 통증이 나타나서 당황스러웠다. 처음엔 뒤쪽에서 시작되어 점점 앞쪽으로 확산되는 통증에 아차 싶어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면서 운동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요일엔 더 심해져 집에서 찜질을 하며 쉬었다. 다행히도 수요일즈음엔 다리는 괜찮아졌고 역시 적절한 휴식을 안배하며 운동을 해야겠단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기도 잠시, 목요일 운동이 끝나고 너무나도 강력한 근무력감이 나를 덮쳤다. 완전 방전된 상태로 억지로 잠을 청했는데 금요일 아침에 일어나 보니 연차를 고민할 정도로 호전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그래도 꾸역꾸역 회사를 나가고, 하루 푹 휴식을 취하고 토요일에 도수치료를 받으러 갔다. 돌아가면서 아팠던 곳들을 풀어주고 맞춰주는데, 다행히도 심각하진 않았고 치료사는 근육이 그새 붙은 것 같다는 말을 하며 운동을 시작한 게 좋은 것 같단 한마디를 덧붙였다.
적절한 운동과 적절한 휴식, 그리고 근육을 풀어주는 것. 사실 꽤나 단순한 프로세스이지만 한두 가지, 아니 때론 세 가지 모두 다 건너뛰곤 할 때가 많은 것 같다. 바쁘디 바쁜 현대사회에서 직장인이 저 세 가지를 모두 충족시키기인 솔직히 벅찰 때가 한두 번이 아니지만 건강하게 사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확실한 재테크 방법이다. 월 100여만 원의 병원비를 쓰게 된 사람의 말이니 믿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