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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uren Feb 14. 2020

플랜테리어로 힙해지기



아직 봄이 오기엔 이른 감이 없진 않지만, 어느새 아파트 단지 내 매화나무에서는 벌써 몽글몽글 팝콘처럼 꽃들이 피어나고 있다. 이맘때 즈음엔 꽃시장에 나오기 시작하는 매화나 조팝, 설유화에 둘러싸여 이른 봄맞이에 가슴이 콩닥콩닥 뛰어야 하는데,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는 코로나로 인한 칩거 생활은 봄 마중 생각을 더욱 간절하게 만든다.


봄은 변화의 계절이다. 사람들은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기지개를 켜며 뭔가 새로운 변화를 꿈꾼다. 헤어 스타일에 갑작스러운 변화를 주고 싶기도 하고, 작년 봄에 넣어 두었던 봄 옷을 꺼내 봐도 도대체 뭘 입고 다녔던 건지 입을 게 마땅치 않아 자꾸 온라인 쇼핑몰 언저리에서 기웃거리게 된다. 봄은 몸도 마음도 쌈박해지고 싶은 계절이다. 사계절 중 유독 더 새로워지고 싶고, 나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도 나와 내 생활이 '힙'해 보이고 싶은 계절이기도 하다. 


영어 단어인 '힙(hip)'에 한국어인 '-하다'를 붙인 말로, 원래 '힙은' 허리와 다리가 만나는 지점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형용사로 쓰이며 새로운 것을 지향하고 개성이 강한 것을 의미한다. 비슷한 말로는 '핫하다', '트렌디하다' 등이 있다. 



새로운 것을 지향하며 트렌디함을 뽐내기 위한 방법으로 꼭 겉모습의 변화만을 추구할 필요는 없다. 내면이 건강하고, 마음에 여유가 있으며, 늘 어떤 변화에도 긍정적인 에너지로 충만하다면 그 사람은 이미 힙하다. 그러기 위해서 선택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모두 달라질 수 있지만, 식물을 내가 생활하는 공간에 초대하는 '플랜테리어'를 통해서도 우리의 삶은 힙해질 수 있다. 플랜테리어는 공기 정화나 습도 조절 외에 친환경적이며 친자연적인 인테리어 효과까지 얻을 수 있어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에 변화를 줄 수 있으며, 식물이 주는 정서적인 안정감을 통해 지친 하루에 대한 위안과 기대치 않은 영감까지도 얻을 수 있어 내면이 건강해지는데 도움을 준다. 


플랜테리어는 식물(Plant)과 인테리어(Interior)의 합성어로 자연친화적인 공간을 연출하기 위해 식물로 인테리어의 효과를 내는 것을 의미한다. 








처음부터 거창할 필요는 없다. 시작부터 욕심을 낼 필요는 더더욱 없다. 모든 일이 그렇듯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내가 가장 많이 생활하는 공간에 작은 식물 한 두 개를 들여놓는 것에서부터 출발해 보자.


식물도 사람과 똑같아서 키우는 사람이 그 식물을 이해하고, 마음을 줄 때 쑥쑥 잘 자라난다. 애정만 넘친다고 잘 자라는 건 또 아니어서 넘치는 사랑으로 물을 너무 많이 주어 과습으로 식물이 죽는 경우도 많이 때문에 그 식물이 어떤 환경을 좋아하는지, 어떤 특성이 있는지 기본적인 지식과 관심만 있으면 기특하게도 식물은 새 잎이 나오는 모습을 보여주며 잘 자라난다.


그렇다면 어떤 식물로 시작해보면 좋을까?  



산세베리아



처음 식물을 나의 생활 속에 초대하는 '플랜테리어'에 입문을 하기 위해서는 식물을 들여놓을 공간의 환경과 개인의 생활 패턴을 돌아보는 일이 필요하다. 말은 하지 못해도 식물 역시 생명이 있기 때문에 그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돌보는 일이 중요한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적합하지 않은 환경에 방치하거나 관심을 주지 않아 시들어 버리고 말라죽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신이 없다면 처음에는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는 건조에 강한 식물을 선택하는 게 좋다. 


부드러운 달빛이 잎을 감싸고 있는 것 같은 산세베리아 문샤인


산세베리아는 나사(NASA)에서 선정한 공기 정화 식물 중 하나로, 식물을 키우기만 하면 다 죽어서 아예 식물 키우기를 포기한 경우에도 다시 시작하기에 두려움이 없는 식물이다. 물만 자주 주지 않으면 어디서나 잘 자라고 관리하기가 쉽기 때문에 누구나 잘 키울 수 있는 식물이며,  건축자재에서 나오는 유해 물질을 흡수해 주고, 밤에 기공이 열리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서 산소를 방출하기 때문에 사무실이나 서재, 아이들 방 특히, 침실에 놓아두기에 적합한 식물이다. 다만, 반려동물이 섭취하면 구토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반려동물이 쉽게 접할 수 없는 곳에 놓아두는 것이 좋다.


산세베리아 문샤인은 일반 산세베리아와는 구별되는  은은한 컬러 때문에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관상용으로 잎이 너무 화려하지 않고 단아하기 때문에 깔끔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첫 반려 식물로 추천할만하며,  산소배출량이 많은 공기 정화 식물이기 때문에 선물용으로도 좋다. 


다육식물인 산세베리아는 겨울에는 반드시 실내에 두고, 물은 자주 주지 말고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겉 흙이 마르면 과습에 주의하여 물을 뿌리만 적셔주는 느낌으로 준다. 




테이블야자




테이블 야자는 산세베리아와는 달리 물을 좋아하는 식물이지만, 쉽게 죽지 않고 잘 자라면서 새 잎이 돋아나며 자라는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는 식물이다. 실내조명만으로도 잘 자라기 때문에 이름처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키우기 좋고, 증산작용이 활발하여 습도 조절은 물론 공기 중 나쁜 물질을 빨아들이는 공기 정화 효과까지 있어 사무실이나 집안의 실내 공간에서 키우기 적합하다. 


잘 자란 잎은  정리해서  물을 담은 병에 꽂아만 두어도 산뜻한 인테리어 효과를 낼 수 있다. 


새 잎이 돋아나 잎이 무성해지면 잎을 정리해 잘라서 병에 물을 담아 꽂아만 두어도 초록 잎이 전해주는 싱그러움을 느낄 수 있다.


테이블야자는 직사광선을 피하되 적당한 햇볕을 보여주는 것이 좋으며, 겉흙으로 부터 1cm 아래 정도까지 마르면  화분 배수 구멍으로 물이 빠져나오도록  듬뿍 물을 준다.



스킨답서스 




스킨답서스는 일산화탄소와 포름알데히드를 제거해주는 대표적인 식물이어서 가스레인지나 오븐 사용이 잦은 주방에 놓아두면 좋으며, 높은 곳에 올려두면 줄기가 멋스럽게 흘러내려 장식용으로도 효과적이다. 관리하기가 쉽고, 해충에도 강하기 때문에 플랜테리어를 시작하는 초보자에게 최적의 식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강아지나 고양이 등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독성을 성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반려동물이 직접적으로 접촉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스킨답서스는 수경으로도 잘 자라기 때문에 늘어진 줄기를 잘라서 정리한 다음 물을 담은 유리병에 꽂아 주방이나 사무실 창가 혹은 테이블 위를 장식해도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스킨답서스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면 잎이 마를 수 있기 때문에 직사광선을 피하는 것이 좋으며, 겉흙이 마르면 화분 배수 구멍으로 물이 빠지도록 흠뻑 물을 준다. 






플랜테리어의 첫 시작은 이렇게 큰 식물이 아니어도, 작은 단 하나의 식물로 시작해도 좋다. 환경과 용도에 맞는 식물을 골라 시작하다 보면 매일 생활하는 공간에서 반려식물과 마주하는 그린 라이프가 주는 안정감과 싱그러움이 우리의 삶에 주는 변화가 결코 작지 않다는 걸 느끼게 된다. 식물에 크게 관심이 없었더라도, 식물을 키우는 것에 자신이 없었더라도 마음과 생활에 건강한 여유를 주면서 자연으로 한 걸음 다가가는 친자연적 라이프 스타일로 변화를 느껴보고 싶다면, 사무실이나 침실 혹은 주방에 작은 식물 하나라도 곁에 두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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