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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화 Jun 1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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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바리 #정강욱 #가르치지 말고 배우게 하라

헬스장이 인수됐습니다. 퍼스널 트레이닝 회수는 유지되지만 퍼스널 트레이닝을 이용하려면 헬스장 이용권을 따로 구매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어요? 저는 시간이 아깝다고 대답했습니다. 퍼스널 트레이닝을 10회 이상 하면서도 헬스에 재미가 안 붙었는데 회수가 남아있다는 이유로 더 하면 재미가 붙을까요? 그리고 헬스장을 구경하면서 트레이너 선생님들을 보고서도 확신이 들지 않았습니다. 상담해주는 직원도 재미가 붙을지, 안 붙을지 아무 말도 해줄 수 없었습니다. 만약 선생님이 달랐다면? 결과도 달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요가 시작을 처음 마음먹고 네 군데 요가 수업을 들어봤습니다. 그 중 한 곳 원장님이 딱 맞아서 요가를 시작했고, 이제 이사하면서 새로 요가 학원을 찾을 때도 같은 방법으로 잘 맞는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잘 맞는 선생님을 만나면, 참석도도 참여율도 시간이 지날수록 올라가고,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더 잘 듣게 됩니다.


운동을 하면서 이 정도로 사람을 타는 저라 그런지 심리 상담을 받았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몇 분의 상담사와 대화를 나누며 제가 느낀 건 상대가 제 말을 집중해서 듣고 있지만 상담 시간이 저에게 주는 메리트는 마중물 기능이었습니다. 상담사는 제 이야기를 계속 듣고 그가 판단하기에 이게 맞나, 싶은 부분에 대해 추가적으로 질문을 하거나 액션 플랜을 제시합니다. 하지만 저는 상담사가 늘 제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는 건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상담사도 경청을 훈련 중인 직업인이라고요. 제가 이해한 것이 이게 맞나요, 제 생각은 이런데요, 라고 계속 대화하지 않으면 상담사는 저를 잘못 이해하고 제 상황을 오해하게 되고 맙니다. 우리는 같은 공간에 있지만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지 않은 겁니다.


김형경 소설가가 강연을 할 때였습니다. 타인의 언어에 휘둘리는 스스로에 대한 질문을 받자 소설가가 답변했습니다. 타인이 하는 말은 사실 당신에게 하는 말이 아닙니다. 그는 그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당신에게 하는 겁니다. 저는 이렇게 이해했습니다. 친구가 손에 쥔 것 없이 행복하게 살고 있을 때 옆에서 미래와 불안을 대비하라고 이야기해주는 사람은 스스로가 그걸 걱정하고 불안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요. 하지만 이 대화는 그 사람이 친구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던 중에 나오는 경우도 많겠지요. 저는 결국 우리는 각자의 세계 안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살아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2023년도 말, 그러니까 아직은 최근이겠네요. 블록체인 시장은 인프라 전쟁 중에 있습니다. 이 지구상에는 국가가 존재하고 그 국가를 구성하는 도시들, 그리고 그 국가와 도시를 다른 국가, 도시와 연결해주는 다양한 교통편이 세상에 존재합니다. 그리고 A라는 국가의 존재가 B라는 국가로 건너가도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그의 존재를 증명하는 방법, 무언가를 소비하고 이용하기 위해 대가를 지불하는 방법이 존재합니다. 교통편도 모든 방법도 다수의 합의 혹은 합의 권한을 위임받은 단체 간의 합의가 완료되어 있습니다. 블록체인은 지금 이 합의 과정에 돌입하기 위해 다들 노력 중입니다. 누구나, 어디서나, 언제나 사용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러려면 지금 당장의 니즈만이 아니라 이용자가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경청하고 담아내는 서비스가 필요하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합니다.


그래서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서, 경청은, 대체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요? 트레바리 3기에서야 다시 이 고민을 합니다. 제가 이걸 고민하게 된 대목이 있었습니다.


“동료상호작용을 ‘애피타이저’로 보는 분들이 있습니다. (…) 이제는 이 관점을 폐기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202) “(러닝퍼실리테이터는) 학습자 옆에 그리고 뒤에 서있는 사람립니다.”(183) “강사는 구글이 될 수도 없고 될 필요도 없습니다.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가장 잘 배울 수 있게 돕는 사람이 되면 됩니다”.(176)


한 사람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이렇게나 많은 고민과 방법론과 시행착오가 필요하다니요. 종화님이 말씀하셨던 내용 중 ‘지식 2배 증가 곡선(Knowledge Doubling Curve)’이 있었습니다. 그 내용을 말씀하시면서, 그리고 계속 반복해서 커뮤니티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말씀하셨지만 저는 러닝 퍼실리테이션을 읽고 나서야 그 말이 피부에 와닿은 느낌입니다. 저는 늘 주인공이고 싶었던 겁니다.


이번 책을 읽고 이 글을 쓰며 반성합니다. 떠나간 사람에게 하지 않았던 부분에 너무 마음을 아파하고 있다는 부분을 반성해요. 학원을 다녀온 뒤 오늘 충분히 공부했다고, 고생했다고 합리화하고 보상 심리로 누워서 핸드폰을 보는 마음처럼 지금 반성하는 마음으로 끝내지 않아야 하겠지요. 떠나간 사람을 늘 기억하고, 감사하고, 그리고 만다라트에도 적은 것처럼 감사하는 마음을 계속 키워가겠습니다. 누군가 들어주는 척만 해도 이야기가 술술 나오듯이, 감사하는 마음도 그렇게 키우면 키울수록 커질 테니까요.


#트레바리3기4회차 #202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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