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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미니형 Oct 24. 2023

방향


'고통대출'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보았다. '신뢰대출'이 일을 시작하기 전, 스스로 막대한 책임감을 지고 팀원을 설득하는 개념이었다면 '고통대출'은 훗날의(변화하지 못했을 때의) 고통을 끌어당겨 스스로 절박한 상황을 내모는 자기동기화의 과정이다. 





수 많은 자기계발서와 성장이라는 키워드로 홍보하는 세미나를 듣다보면 공통적으로 나오는 질문이 있다.


"당신은 어떤 삶을 살고 싶나요?"


개개인마다 무수한 답변들이 나올 수 있다. 그 이유는 개인이 추구하는 가치와 더불어 목표지향적인 '방향성'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가치는 개인이 살아온 환경과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고, 나 또한 이 전에 발행한 아티클에도 다룬 적이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삶의) 방향'에 초점을 맞추어 글을 쓰고자 한다. 

(그래서 이번 글이 조금은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방향'은 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 많은 선택들이 점을 이루고 있으며 끝에는 최종 목표가 있다. 선택이 항상 목표를 충족시킬 수 없고 많은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방향이 때로는 위아래로 갈 수도 있고 완전히 반대로 향할 수도 있지만 결국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은 끝점이어야 한다. 



나에게 끝점은 '내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다. 20대 때의 나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 지 찾으려고 이것저것 해보고,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그러나 여전히 방황을 피하지 못한 채 30대를 맞이하였고, 그 이후로 수 년간 마찬가지였다.


"굳이 삶의 방향이 있어야하나? 내가 좋아하는 거 하면서 살면 안되나?"


극 T였던 나는 삶의 방향이니 의미니, 찾기 싫었고 쾌락주의까지는 아니었지만 '재미'라는 가치에 중점을 두면서 살았다. 남들이 말하는 욜로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노후대비를 착실하게 하지도 않았다. 어중간하게 생각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렸고 주변 또래와 비교하면서 '일'이라는 녀석 뒤에 숨어서 비겁하게 삶의 의미에 대해 떠들곤 했다. 그래서 내가 되고자하는 사람이 무언인지는 책 속의 인용구로 대체해버렸다.








삶의 방향은 어느 날 갑자기 정해지지 않았다.


결국 그 동안 했던 수 많은 선택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면접 때 그렇게 의미부여하던 일도 삶의 방향에 한 부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생업일치는 5:5가 아닌 8:2 이라는 비율이 있었고 일과 일 이외에 만난 사람들도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데 중요한 부분이었다. 여기까지는 브런치 글 어디서나 볼 수 있음직한 글일 것 같다. 하지만 여기서 나에게는 '고통대출'이 더해졌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막연히 '해보겠다'라는 생각만으로는 택도 없었다. 그 동안 나의 게으른 행동들과 타협하는 성격들은 방해가 되었다. 새로운 선택과 도전들은 언제나 두려움으로 다가왔고, 목표에 다가서기는 커녕 '실패'라는 결과물로 주변에 실망감을 주곤 했다. 그래서 내가 긍정로봇이 되긴했지만 언제까지나 긍정이 실패를 덮을 수는 없다. 실패는 실패일 뿐이고, 더 나은 선택이 아닌 또 다른 선택을 위한 참고자료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나마 유의미하게 배운 건 목표 달성에 가까워지려면 절실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책에서 배운 가짜 절실함말고, 말로는 전하지 못하는 진짜 절실함이 있어야 한다




왜 해야 하는지 절실한 이유를 찾게 되면 선택은 단순해진다. 다른 생각이 들지 않는다. 방해하는 요소를 없애는 건 간단하다. 어떤 목표라도 절실한 이유를 찾아내어 절박한 심정으로 덤비면 절반은 성공한다. 나머지는 방법론일 뿐이다. 하지만 절실하다고 하지만 달라지지 못하는 이유는 충분히 고통스럽지 않아서라도 생각한다. 굳이 고통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이유는 절실함이 있다면 고통은 대부분 극복할 수 있는 가벼운 요소이기 때문이다. 나 또한 그 동안 충분히 고통스럽지 않았던 이유로 절실함이 부족했고, 미래에 내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거나 지금에 미치지 못하는 삶을 살았을 때를 생각하면 그 절박함이 배가 된다.



이러한 자기동기화의 과정을 거치고 나니 '내가 추구하는 목표'는 막연히 해보겠다가 아닌 고통대출을 받아서라도 해야겠다라는 다짐이 생겼다. 목표는 의미가 생겼고 더 이상 지체할 수가 없었다. 80세까지의 나이를 추정하여 역순으로 5년, 3년, 1년, 6개월 단위로 큰 목표를 정했고 그 속에서 월, 주, 일 단위로 내가 해야할 액션플랜을 생각해보았다. 역스케줄링을 통해서 전체 계획을 짜고, 만다라트로 방법론을 정했다. 실행의 결과는 '회고'를 통해 매 주 평가하고 결과가 목표치에 달성하지 못할 시 플랜B를 통해 수정을 하거나 다음 플랜에 누적실행 및 제외라는 평가로 대체하기로 하였다.



물론 최종 목표를 통해 '누구나 원하는 완벽한 삶'을 살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자신이 되고자 하는 사람,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떠한 사람은 5년 후까지, 어떤 사람은 50년 후를 보고 최종 목표를 잡을 수도 있다. 즉, 장기적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그려가면서 실천가능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고통 대출을 통해 얻은 절실함을 바탕으로 최종 목표를 정할 수 있었고, 수립한 계획들을 실천하고 있다. 






그래서 내가 되고자하는 사람은 OOO 이다.


이미 정해졌고 다음 브런치 글을 통해 새로운 시작을 알리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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