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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lorsense Jun 26. 2020

배설에 가까운 브런치 댓글을 읽어버린 후

오물을 뒤집어쓰는 기분 

브런치에 추천글이 떠서 조선여인님의 딸 가진 엄마만이 받을 수 있는 선물을 아세요? 이 글을 읽었다.

제목이 아들만 둔 엄마 혹은 어머니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었겠지만 내용을 읽어보면 전혀 그렇지 않았다. 편견을 가지도록 표현된 부분은 전혀 없었다. 감정표현이 서툰 딸이 지나가는 말로 '엄마가 갱년기 같다.'라고 한 말을 흘려듣지 않고 엄마를 위로하는 선물을 보냈고 그것에 감동한 어머니의 마음을 담은 것뿐이었다. (작가님은 본문 내용 상 딸과 아들, 두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근데... 글을 읽고 훈훈해진 내 마음에 찬물과 재를 뿌리는 댓글들이 눈에 띄었다. 

정말 눈살이 찌푸려졌다. 작가님과 같은 또래에 갱년기 즈음인 분들인 것 같았는데, 뭐 솔직히 부럽다고 표현한 분도 있지만, 정말 정색하고 제목부터 편견 가지게 만들었다며 끝부분에서는 "((뉘앙스가) 딸 가져서) 좋으시겠어요~~~"라며 비꼬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사람도 있었다.

웬만하면 내 글이 아닌 글에 달린 댓글이니 무시하거나 글과 관계없는 진짜 이상한 댓글 같으면 신고하는데, 작성자가 정중히 댓글을 달아서 내가 그럴 수는 없었다. 대신 그분께 대댓글을 남겼다. 과연 본인이 하는 짓이 남을 상처 주고 글의 의도를 폄하한다는 걸 깨달을 수 있을까? 글쎄...(알았으면 안 그랬겠지)


내가 쓴 우리는 절친이자 부부에도 그런 비슷한 댓글이 달린 적이 있다. "산지 1년도 안됐으면서 이러네, 좀 더 살아봐라?"이런 식의 댓글이었는데 나는 안 괜찮은걸 괜찮다고 할 수 없는 사람이어서 그냥 그 댓글을 지워버렸지만 아직도 그 어르신(?!)이 왜 그런 댓글을 달았는지 알 수가 없다. 

대부분의 글들은 내 개인적인 것들이기 때문에 남들이 신경 쓸만한 부분은 아니기도 혹은 읽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인지 댓글이 별로 없는 편이지만, 유독 내가 내 인생을 즐겁게 살아가고 있음에 딴지를 거는 거였다... 얼마나 뒤틀린 심정을 갖고 있는지, 본인의 삶이 얼마나 불만족스러운지 모르겠지만, 확실하다. 나보다는 덜 행복한 사람이라는 걸.


이밖에도 참으로 프로 불편러들이 많다. 댓글로 사람 피를 말리고 심지어 죽음으로 까지 몰고 가는 세상이 되었다. 프로 불편러들은 익명성을 방패 삼아 배설하듯 본인의 격한 감정을 남겨놓는다. 심지어 상당수의 댓글들은 정중함은 찾아볼 수가 없다. 맥락 없는 비판은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불편한 감정을 느끼도록 만든다.


연예인 악성 댓글을 다는 사람들의 연령대에 비해 브런치에 달리는 댓글의 사람들의 연령대는 예상컨대 생각보다 어리지가 않고 다양하다. 브런치를 이용하는 연령대가 다양해서이기도 하지만 무례한 사람들은 그저 어리고 서툴러서가 아니라 나이가 찼어도 본인이 생각하는 세계가 부정당한다고 생각할 때, 나와 생각이 다를 때, 또는 피해의식, 시샘 때문에... 다양한 이유로 남을 깎아내리고 흠집 내려한다. 

그걸로 얻어지는 건 분노의 표출 또는 남을 깔아뭉개고 자신이 우위에 서고자 하는, 또는 같이 나락으로 끌어내리고 싶은 욕구 해결 정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건설적이고 이유 있는 비판이라면 그 댓글은 읽고 생각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그런 댓글이 아니라면 제발... 사이버 세상 아무데나 노상방뇨 하지말고 맘속 화장실에서 얌전히 속 비워내길... 당신이 배설한 오물을 뒤집어쓰는 듯한 느낌을 갖는 사람은 작가뿐만 아니라 그 글을 읽고 공감한 사람들도 마찬가니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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