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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lorsense Jun 27. 2020

빈집재생 프로젝트에서 낙방하다

서울/수도권에 우리 집 장만하기는 계속되고 있다

나도 작가다 공모전 도전기 1차 지원을 하기 위해서 서울/수도권에 우리 집 장만하기​ 글을 작성했었다. 그리고 6월이 끝나가는 시점에 당첨된 작가님들은 벌써 팟빵을 녹음 중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부럽다 그 필력...) 실망하진 않았지만 나의 필력을 더 업그레이드해야겠다 싶어 다른 방법으로 또 도전을 해보았다.


그 두 번째 도전은 M사의 ‘빈집재생 프로젝트’. 해당 프로젝트는 서울에 있는 허름하고 흉가스러운 빈집을 값싸게 매입하고 건축가 등 다양한 집에 관련된 전문가들과 협업하여 지원자의 집을 마련해주는 내용이었다.

옳다 커니! 안 그래도 서울에서 내 집 갖는 건 지금 상황에서 어려웠는데, 나도 나름 브런치 작가 지원에 한 번에 okay 되었던 경험이 있으니 승산이 있겠어! 하며 열심히 글을 써서 지원을 했다.

우리의 현 재정상황에 대해 솔직하게 오픈하고 국제커플임을 내세우면서, 지난 결혼식을 위해 왔던 14명의 미국 대가족들이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집에 모여 앉을 수 없어 두 공간에 나눠 앉은 웃픈 에피소드까지 꺼내었다.

그러나 결과는… 땡! 사실 지원한 지 이틀만인가? 해당 프로젝트 팀 작가로부터 간단한 인터뷰 차 전화가 왔었다. 설레는 맘으로 인터뷰에 응했지만 결국 우리는 사전 미팅으로까지 초대받지는 못했다. 하긴, 인터뷰하는 내내 내가 쓴 글은 한 번도 안 읽어본 사람처럼 너무 기본적인 질문을 해서, 그냥 지원자들 몇몇을 선정하고 간략한 내용을 파악하여 회의에 들어가려는 의도였던 것 같다.


어느 누가 누군가로부터 거부당하는 것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긍정적으로 생각은 할지언정 기뻐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에 우리 부부는 현실에 굴복하지 않고 또 열심히 우리가 살고 싶은 집을 자력으로 찾아보았다.


전세 계약기간도 6개월이나 남은 시점에서 발품을 팔아 우리가 살고 싶은 전셋집을 드디어 찾았다. 20년이 다되어가는 낡은 빌라지만, 25평을 넘어가는 잘 리모델링된 곳이었다. 직장과 조금 더 멀어져도 상관없었다. 힘든 건 부딪쳐봐야 아는 거고 주변 환경도 서울답지 않은 공원 부자 동네. 딱이었다!

부동산과 얘기하여 지금 사는 집을 빼는데 들어가는 복비도 능글맞음을 발휘하여 반으로 퉁치고 척척 계약에 필요한 절차를 진행했다. 집주인에게 물어보니 전세금도 올리지 않겠다고 해서 잘되었다 싶었고, 우리 전셋집을 올린 지 만 하루도 안되어서 계약하고 싶다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우리는 기쁜 마음에 여러 부분에서 무리를 하는 건가 싶기도 했지만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그대로 직감을 따랐다.

그러나… 이번에도 내 집 장만은 실패였다. 주인집 내외가 이혼조정 중인데 와이프가 격해져서 집 전체를 가압류시켰다는 것이다. 날짜상으로 전세금 반환은 우리가 1순위긴 했지만, 가압류가 걸렸고 집주인은 우리 전세금을 상환할 능력이 되지 않아 결국 우리는 이사를 갈 수가 없었다.


참… 맘에 쏙 드는 내 집 마련의 길은 험난하다. 그렇다고 우리가 형편에 맞춘다고 지방에 내려가서 자영업을 하거나 전원생활을 하는 건 지금의 우리의 가치와는 달라서 그럴 수는 없다. 그래서 서울에 우리 집을 장만하는 꿈을 벌써부터 접을 수는 없다. 다만 이렇게 계속 집을 안 사고 있다가 미친 듯이 오르는 집값에 미래에도 집이 없는 두려움과 더불어 남의 부를 우리 상황과 비교하며 행복을 덜 느낄까 가 더 걱정이다.


헌데, 막상 집을 투자개념으로 보는 분들이 많이 모인 부동산 카페에 들어가서 보니 사람들의 모습이 가관이었다. 부동산에 ‘ㅂ’도 모르는 신생아 수준인 내가 봐도 주변 동네 시세가 올라가면 시샘하고 깎아내리려고 혈안이 되어있다. 가진 자들의 유치뽕짝 도찐개찐 싸움이 있었고, 그 게시글들과 반박 댓글들을 보며 돈이 있다고 해서 품격까지 살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느꼈다. 모든 사람이 그렇지 않지만 돈이 너무 많아도 인성을 새롭게 탑재할 수도 있구나 싶어서 아직 금전적인 부자가 아닌 우리가 긍정적으로 보면 다행이다 싶었다.


여하튼 나답게 우리답게 사는 것에 대한 끊임없는 고찰을 하며 내 집 마련의 그날까지 또 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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