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olorsense Dec 08. 2021

한국인화 되어가는 남편의 운전 매너?

매너 있는 운전을 해도 위험천만한 한국의 운전문화

남편은 미국 큰 도시 주변 위성도시에서 살다 한국에 들어온지라 한국의 운전문화에 대해 비판적인 편이다.

결혼 전에는 운전할 기회가 여행 갈 때 빼고는 없던지라 한국에서의 운전경험에 대해 별로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요새 들어는 자차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기에 한껏 화가 날 경우가 꽤 생기게 된다.

진짜 내가 봐도 똥매너 한국인 운전자들… 물론 전부 그렇지는 않지만 매너도 없거니와 성질이 불같아서 다들 경적을 울리기 바쁜 거 같다.


한 번은 우리 차가 아주 좁은 골목길로 진입하려는 데 맞은편 상대방 차가 체감상 50km 이상의 스피드로 우리 차와 맞닥뜨렸다. 차 안에는 우리 부부와 7개월 차 아기가 같이 있었기에 남편은 화가 났고, 나는 어이가 없어하는 중이었다. 남편은 참지 못하고 창문을 열고 상대방 운전자에게 직접

너무 빨리 달려요~”

이렇게 말했다. 그랬더니 그 운전자가

~? ~? x~~!”

이렇게 말하고는 유유히 사라졌다. 살면서 드라마, 영화  때를 제외하곤 욕들을 기회가 흔치 않은데 육성으로 욕을 먹으니 너무 어이가 없었다. 지가 비좁은 골목길에서 과속해놓고 잘했다고 우리를 욕하는 꼴을 자꾸 되뇌어보니 나는 점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처음에 화난  남편이지만 내가 옆에서 엄청 씩씩거리니 남편이  차분해지는 상황으로 바뀌었던 기억이 있다.


이후에도 계속된 서울인들의 노매너 운전을 보며 남편도 이제는 덩달아 경적을 울리기 시작했다. 남편 운전습관이 한국인화? 서울인화? 되어가는 것 같아 조금은 걱정이 된다. 그래서 매너 없는 사람들을 보면 화는 나겠지만, 직접 대면해서 논쟁거리를 만들지 말자고 타이른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는 게 아니라 가까이 가면 나한테까지 똥이 튀기니까 말이다. '그냥 똥이구나...' 하는 게 한국의 도로 위에서는 현명한 처사인 것 같다.


나는 장롱면허에 조용한 길목에서만 운전연습을 몇 번 한 것 빼곤 실제 도로에서 운전한 경험이 없기에 도로 위에서의 암묵적인 운전자 간의 예의를 알지 못해 남편이 빵빵 거리는 상황이 생기면 "왜왜? 누가 잘못했어? 뭔 일인데?"라고 늘 물어본다.

이런 나라서 남편은 차라리 연수를 받고 운전하라고 특히 서울에서는 본인이 안심할 정도의 실력이 될 때까지는 운전하지 말라고 한다. 나라고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을 리 없지만, 자존심보다 내 가족의 목숨이 훨씬 중하고 나 스스로도 한국(특히 서울) 땅에서 차를 몰고 나갈 자신감 또는 깜냥이 아직은 부족한 걸 알기에 알겠다고 말했다.


각자의 인생이 중하고 급박한 상황이라 한국의 도로 위에 무법자가 많은 건 알겠지만, 그걸 안다고 해서 그런 무법자들의 운전습관이 용서되는 것은 아니다. 알다시피 교통사고는 본인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으로서 제발 매너를 지키는 운전자들이 늘어나길 바라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자연주의 출산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