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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리얼중독자 Mar 03. 2024

무섭다, 무서워

글쓰기

의사 선생님의 제안으로 약을 바꿨다. 쿠엔타핀. 정신분열증의 치료제로 쓰이는 약. 이 약을 먹으면 기운이 날 거라고 했다. 그래서 기운이 났고, 조금 조증이 왔다. 이참에 내가 무서워하는 일에 도전하기로 했다.


“당신은 글을 참 못써요.”
“평소에 책을 잘 안읽나봐요?”


지도교수가 내게 그렇게 말했을때 꽤 서글펐다. 둘다 심한 말도, 틀린 말도 아니었다. 그때는 약을 먹지 않고 있어서 그랬나? 지금은 약을 먹고 있으니까 책도 읽고 글도 쓰나? 나는 풀이 죽었고, 풀이 죽은채로 책을 읽고, 풀이 죽은채로 글을 쓴다.


브런치에 글을 쓰고, 글쓰기 모임에 나가고, 공부 글쓰기 모임에 나가고, 온라인 글쓰기 모임도 한다. 시간이 날 때 브런치에 글을 쓰고, 목요일에는 글쓰기 모임에 나가고, 금요일에는 공부 글쓰기 모임에 나가고, 일요일에는 온라인 글쓰기를 한다. 자신이 무서워하는 것에 자신을 최대한 노출할 것.


당당한 글을 쓸테다. 재미있는 글을 쓸거야. 떳떳한 글을 써서 칭찬도 받고 사랑도 받을 거야. 그러기 위해서는 글을 무서워하면 안돼. 내가 브런치에 올린 글을 읽고 누군가는 씹덕이 써놓은 글 같다고 했다. 저번 글쓰기 모임에서는 내 글에 자기연민이 들어있다고 했다. 금요 공부 모임에서는 내가 무서워하는 대학원 ‘쪽글’을 쓴다고 했다. 일요일 온라인 글쓰기는 이번에 처음 보내본다.


글을 쓰는게 무섭다. 무섭다,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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