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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컬이슈 Jul 24. 2019

[로컬커뮤니티] 도시를 지켜라!

도시재생, 대체 누가 하는 걸까요?





도시재생, 대체 누가 하는 걸까요? 관공서? 지자체? 공무원? 삐빅, 모두 틀렸습니다. 도시재생은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이 직접 합니다.


요즘 여기저기 ‘도시재생’이라는 말이 많이 보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어디에서 몇 백억을 들여 도시재생을 할 계획이다’, ‘도시재생의 일환으로 무슨 사업을 시작했다’는 기사들이 쏟아지는 것만 봐도 도시재생이 큰 화두로 떠오른 건 확실해 보이는데요. 그런데 이러한 도시재생, 대체 누가 하는 걸까요? 시청이나 도청에서 대규모로 예산을 투입하여 세부적인 기획안을 짠 후, 공무원들이 주체가 되어 할 것 같다는 생각. 저만 했었나요? 물론 그런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여기 쇠퇴한 지역을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힘을 모아 마을을 지켜낸 사람들이 있습니다. 낙후되고 오래된 동네를 다시 반짝반짝 윤이 나게 갈고닦아 빛을 내는 ‘평범한 동네 주민들’. 평범하고도 멋진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지금 들려드릴게요. 













고한 18번가 마을 만들기


ⓒ정선군청



‘참석’을 ‘참여’로 변화시켜야만 실현 가능합니다. 작은 사업부터 계획하고, 마을 주민분들과 함께 성공하는 경험으로 시작했습니다.



<고한 18번가 마을>은 대표적인 주민 주도 사례로 손꼽힙니다. 하나의 마을을 아예 ‘마을 호텔’화 하여 도시재생을 시도한 사례죠. 탄광업의 몰락과 강원랜드의 등장으로 고한 마을은 자연스럽게 쇠퇴의 길을 겪었습니다. 행정 주도로 여러 도시재생 사업을 시도했으나 별다른 성과 없이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고야 말았는데요, 이때 사회적 기업 '해봄컴퍼니'와 '마을 만들기 위원회' 사무국장님이 의지를 모아 주민들을 대상으로 ‘해봄학교’라는 워크숍을 진행합니다. 이후로는 ‘작은 일부터 성공해보자’라는 목표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치우고, 화분을 놓아 골목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부터 시작했다고 해요. 작은 목표를 성취해가며 주민들은 성취감과 소속감을 얻었고, 적극적으로 마을 지키기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고한 18번가 마을 자체를 호텔화 하는 마을 호텔 기획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아직 완벽히 모든 게 완성된 상황은 아니라지만, 주민들의 적극적인 의지와 성취감으로 이뤄낸 고한 18번가의 기적, 곧 만나볼 수 있겠죠? 


[INFO]

고한18번가마을 

add.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군산 우체통 거리

ⓒ군산시청



시에서 안 해주면 우리가 한다고, 오기가 생겨 시작했어요.


<군산 우체통 거리>는 주민들이 직접 우체통 하나하나 꾸미고 가꿔 군산 중앙에 위치한  우체국 주변에 우체통 거리를 만든 사례입니다. IMF 이후 쇠락을 걷는 구도심을 재생시키기 위한 ‘근대문화유산도시 사업’에서 이 지역이 배제되자, 실망한 주민들은 어차피 아무런 지원 없이 방치될 거라면 자체적으로 한번 거리를 살려보자는 생각으로 똘똘 뭉쳐 기획, 예산 확보, 사업 추진과 거리 조성까지 모두 이룩해냈습니다. 아무것도 볼 것 없는 거리에 유일하게 우뚝하니 서있던 군산우체국에서 아이디어를 따와 버려진 우체통을 가지고 그림을 그렸죠. ‘미술공감 채움’의 도움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군산을 지속 가능한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주민들은 고심 끝에 <우체통 거리>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들도 개발했습니다. 들깨 떡국과 딸기 국수라는데요, 딸기 국수는 어떤 맛일지 저도 꼭 한번 먹어보고 싶네요.



[INFO]

군산 우체통 거리 

군산 월명동 일대. 우체통 거리에서만 맛볼 수 있는 로컬 음식 판매. 

add. 전라북도 군산시 거석길 42 군산우체국 일대 










금천1번가

ⓒ금천구청



"지역공동체가 머리를 맞대고 살아가는 금천의 꿈이 이제
이 공간을 통해서 실현되리라 기대합니다."



금천구 은행나무로 45, 소방서가 있던 곳은 사회적 경제지원 센터를 거쳐 지금은 <금천1번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센터의 이전으로 생긴 유휴공간을 주민들이 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들고자 직접 행정안전부의 지역사회 활성화 기반조성 사업에 신청서를 넣었습니다. 이렇게 금천구민의 주민주도 기획과 행안부의 지역 활성화 사업, 그리고 마침 주민 참여형 정책결정 온라인/오프라인 플랫폼을 시도 중이던 금천구의 합작으로 <금천1번가>가 탄생할 수 있었는데요. 지상 2층짜리 건물 중 1층엔 마을 역사를 모아둔 ‘마을기록관’, 주민과 민-관이 대화를 나누는 ‘경청마루’, 방과 후 아이들을 책임지는 ‘온돌마루’, 그리고 2층에는 코워킹 스페이스와 휴게공간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지역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들을 위한 ‘금천1번가 리빙랩’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라고 하니, 가히 감탄할 만한 성과가 아닐 수 없네요!



[INFO]

금천1번가 | 주민 주도 지역사회 활성화 기반조성 사업, 금천1번가 

tel. 02-2627-2201 (금천1번가팀)






주민 주도로 이뤄진 마을 재생에 대한 단상 


자, 어떠셨나요? 도시재생은 무조건 공기관에서 할 거라는 생각, 이젠 조금 바뀌셨나요? 평소 동네를 애정 어린 눈길로 관찰하고, 지역에 무엇이 부족하고 필요한 지를 알고 있는 분이라면 누구든 주민 주도의 도시 재생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도시재생에 필요한 건 큰 자본이나 완벽한 계획서일 수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동네를 애정 어린 눈길로 관찰하고 그 지역에 거주하며 지역의 변화를 위해 힘쓰는 주민 여러분입니다. 작은 아이디어라도 좋습니다. 티끌 모아 태산이란 말이 있듯이요. 지역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려는 적극적인 시도와, 내가 사는 지역에 대한 애정만 있다면, 도시재생,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살고 있는 지역에는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요? 






글 ⓒ어라운디 

어라운디는 서울시와 협력하여 '주변 곳곳의 문제를 기회로 디자인하다'는 뜻에서 만들어진 사회혁신 디자인 기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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