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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포포 Nov 12. 2023

시작 전에는 준비운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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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헬스를 하기 전에 구석으로 가서 스트레칭을 한다.

손목, 발목을 안 풀어주면 뛸 때 발목에 무리가 온다.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기 전에 물을 먹고 목을 푼다.

너무 본격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나는 노래방에 상당히 진지한 사람이다.


글을 쓰는 일도 예열이 필요하다.

앉아서 빈 페이지를 보고 있는 걸로도 부담스러운데 이걸 채우다니


그래서 지금 하고 있는 말도 일종의 예열이다.

이러면서 글과 그림을 업으로 목표 삼다니 한.. 10번 죽어 마땅하다.


얼마 되지 않는 독서경력에서 내가 깨달은 바가 있다.

세계문학이나 익히 들은 유명한 작품들은 생각보다 깊고 진지하고 고상하지 않다는 거다.

오히려 재치 있고 일상적이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세계적인 작품들은 한 문장 한 문장이 비범하여 그것이 쌓이고 쌓여 비범한 장이 되고 결국 비범한 책으로 만들어진다고 생각했다.

삶에 대한 깊고 진지한 문장들이 읽는 이의 삶과 고통에 깊이 파고들어 무언가를 건드린다고 생각했는데.. 물론 그런 작품도 있겠지만

결론은 그렇지 않고 생각보다 일상적이고 상당히 재치 있었다.

돌이켜보면 작가도 어딘가에 살아있는 사람이고 각자의 삶을 살고 느낀다.

그것은 항상 고통과 진지함으로 이루어져있지 않다.

나도 같은 사람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항상 진지하거나 고통으로 가득하지 않다.

정말로 삶이 진지와 고통으로만 가득하다면 사실 글쓰기라는 일은 지금 해야 할 우선순위에서 상당히 밀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러니 농담과 음악 없는 삶은 단연코 사양이다.



2. 카페에서 만난 친구와 미래이야기를 가끔 한다.


'졸업하면 뭐 할 거야?'

'나는 카페 할까 하다가, 요즘엔 전공 살릴까 생각 중이야. 너는?'

'아직 못 정했어, 만화 그리는 건 좋아서 만화를 그리고 있긴 한데 어떻게 될지 모르지'

'오 프리랜서..'

'프리랜서는 돈을 버는 사람이 프리랜서지 나 같은 건 백수라고 해'

'안녕 백수야'

'그래 그게 맞아, 근데 행복해 아직은'

'너 만화랑 글 계속하니까 모이면 뭐가 될걸? 계속 모아놔.'

'그래야겠어, 누가 알아 이러다 연재하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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