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625 #일일일그림
1급 자격을 따기 전까지 받아야 하는 최소한의 슈퍼비전 횟수. 얼마나 남았을까. 최근에는 여덟 명이 함께 하는 집단 슈퍼비전에 참여하고 있다. 매주 한 사람씩 돌아가며 자기 사례를 발표하고 집단의 의견을 듣고 첨삭을 받는다. 지난 주에 내 차례가 되어 사실상 종강과 함께 종결된 케이스를 들고 가 발표를 했고 며칠 째 무거운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있다. 한 학기 동안 삽질만 했구나. 9회 분의 도움이 되지 못했구나. 동기(작년 1급 취득자)에게 메시지로 우주의 먼지가 된 것 같은 심정을 토해 놓고, 돌베개같은 전공책을 꺼내 괜히 밑줄을 몇 개 그었고, ‘이제 그만 할까’를 삼십 번 정도 중얼거렸다.
자기연민이 필요한 사람과 작작 하고 현실을 마주해야 하는 사람을 어떻게 구분하지. 어떤 때 ‘엄마’같은 상담자가 되어줘야 하고 어느 때에 교육적인 역할을 해야 하지. 감정에 접촉한다는 거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지. 지금이 ‘그 때’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지. 나름대로 여러 가지 시도를 해 보지만 어떤 것도 아직 확신이 없다. 배웠던 것들은 빛보다 빠르게 잊혀지고 새로 익히는 것들은 미끄러져 나가고.. 자격증은 최소한의 자격을 보장하는 목걸이일 뿐, 나는 매번 여기가 아닌가벼 하며 두리번거리는 길 잃은 사람. 아직도.
#1일1그림
#도대체남들은어떻게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