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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iely Dec 04. 2020

3. 말레이시아, 어디가 좋았나?

말레이시아의 매력, 살 정도로 좋았어?

말레이시아, 어디가 좋았나?



  말레이시아로 일하러 떠날 만큼 말레이시아가 어떤 매력이 있는지 질문을 종종 받는다. 처음 말레이시아에서 일하기로 마음먹었던 때의 매력과 말레이시아에서 거주 중인 지금 느끼는 매력은 조금 다르다. 우선 처음 나를 사로잡은 매력을 말하고자 한다.

 

  세상에 여행지는 많고, 코타키나발루보다 더 예쁜 여행지들도 개인에 따라 많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숨 막히는 회사 정글에서 다른 세계의 공기를 맡은 나에게, 말레이시아는 새로운 삶의 방식에 대한 가능성이었다. 너무 예뻐서 말레이시아에서 살기로 했다고만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첫 번째 이유는 속도로부터 자유롭고 싶어서였다.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기본적으로 한국만큼 “빨리빨리” 문화가 일상화되어 있지가 않다. 모든 게 완벽하고, 정확해야 하고, 틀에 맞춰 성과를 내야 했던 한국의 이전 회사와 달리, 말레이시아에는 여유가 있었고, 자유의 틈이 있었다. 내겐 그 자유의 일면이 소중했다. 숨 막히는 기준과 압박에서 벗어나고 싶은 열망이 가득했다.

 

  사시사철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느라 몸도 마음도 바쁜 한국과 달리, 사시사철 더운 말레이시아에서는 건기와 우기 정도의 큰 구분을 기준으로 생활하게 된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스콜성 강우로 비가 엄청 쏟아졌다가 그친다. 우산을 두고 와도 초조해하는 사람이 적은 것도 소소하게 놀라운 점이었다. 



 

  두 번째 이유는 빌딩 숲 도시 생활에서 갑갑함을 느끼던 내가, 도시 바로 옆에서 바다와 섬이 상주(?) 하고 있는 환경을 만나 일종의 신세계를 접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는 관광 도시로, 쇼핑몰 건물에서 밖을 봐도 새파란 바다가 보인다. 보트를 타고 15분만 가면 아름다운 섬들이 기다리고 있다. 도시의 느낌과 자연의 느낌이 한데 어우러지는 데서 오는 묘한 생동감이 매력적이었다. 

 

  한편으로는 한국을 접할 기회가 많다는 것도 장점이었다. 친구들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한국에서 다양한 관심사의 모임에 참여하던 내가 한순간에 낯선 땅에 뚝 떨어짐으로써 생기게 될 소지가 다분했던 문제는 ‘향수병’이었다. 다행히도 코타키나발루에는 한국인 관광객이 매일 말 그대로 쏟아지듯이 방문했기에, 어딜 봐도 여행의 기분으로 들뜬 한국인들을 볼 수 있었고, 가게 앞에 한국어가 쓰여 있는 것도 다반사였다. 물론 메인 관광지 쪽에 한했지만, 아예 단절된 느낌은 받지 않을 수 있었다.

 

  음식 역시 중요한 부분이었다. 현지 음식을 잘 못 먹는 관광객분들도 많았지만, 나는 현지 음식도 잘 먹는 편이었다. 그리고 한국인 입맛에 맞는 식당들이나 프랜차이즈, 한식당도 있었기에 맛있게 먹고 살기에 문제는 없었다.


  여행 이후 한국으로 돌아간 뒤로도, 여러 가지로 말레이시아에서의 삶을 고려했다. 한순간에 빌딩 숲으로 회귀한 내게 말레이시아와의 연결점은 여전히 남아 있었고, 새로운 삶을 향한 관심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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