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ysleeper Oct 02. 2023

특수상대성이론

너의 손 대신 우산의 손잡이를 꼭 쥐었다. 잠시 지붕이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비가 멈추길 기다린다. 바닥에 고인 물이 떨어지는 빗방울로 일렁였다. 젖은 신발이, 바지 밑단이 네게 가려는 두 다리를 척척하게 잡아 세운다.


좋아하던 커피도 입에 대지 않는다. 그간 잠으로부터 그렇게 달아나려고 했던 마음이 몇 시간이라도 더 눈을 붙이는 쪽으로 급히 유턴한다.


여유가 독이 될 순간이 다가옴을 알아차릴 수 없다. 너의 시간은 그렇게 2배속으로 흘러가고 나의 시간은 이렇게 0.5배속으로 늘어진다. 질식할 것 같은 순간까지도 상대적인지라 불공평은 곱절이 된다.

작가의 이전글 이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