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그 얘기 하던게 아닌데 그 얘기가 왜 나와? 왜 대화하다 엉뚱한건 얘기해?'
아...오늘도 역시나. 프로젝트 얘기를 하다가 이해가 안간다 하여 예시를 들었더니 지금 A 얘기하는데 왜 B의 예시를 드냐며 역정을 낸다. 문제의 보이는 구조가 비슷해서 비유적으로 얘기하면 이해를 좀 하려나 했는데 완전 역효과다.
월요일 오전 직장인에게 가장 피곤한 시간에 그래도 어쨌든 일을 같이 하는 상사이니 이해를 해주고 싶어 굳이 1, 2초 생각해서 굳이 말을 했건만 내가 너무 인류애가 풍부한건가? 라는 망상에 빠지게하는 답변만이 돌아오니 일할 의지 하루 분량이 증발하는 기분.
여러 회사들이 모여있는 빌딩가 한쪽의 작은 회사, 회의실을 구획을 나누어 쓰고 있어서 에어컨이 바깥과 공유되는 구조다. 덕분에 내게 말하는걸 밖의 모두가 다 들었을거고, 나는 오늘도 한소리 듣는 직원이라는 타이틀을 굳건히 지켜냈다.
회사라는 시스템에 대단한 무언가를 바란 적은 없지만, 생각의 주파수가 맞는 이를 만난다면 조금 덜 피로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은 종종 한다. 하지만 실제 그런 이들을 본적은 살면서 거의 만난 적이 없다, 존재하는게 맞기는 한지.
어릴때는 내가 성격이 안 좋아서 남을 배려 못한다 생각했지만 커보니 그것보다 나를 이용하려는 존재들이 너무 많더라 싶다. 더해서 지독히도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애인데 엄마가 열정적이라 어릴때부터 이것저것 가르쳐주려고 했다. 가지고 싶다고 가지는게 아닌 것을 가짐에 엄마는 내가 자부심을 가지길 바랬지만 이상의 모습과 현실에서의 탄 밥에 시어터진 김치를 올려 먹는 식사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다른 세계의 날것을 섞어 놓은 것이었다.
나는 수제비를 좋아하지 않는다. 요즘 일부러 맛집이라며 찾아다니는 이들도 많지만 나에게는 그냥 어릴때 너무 물리도록 먹은 굳이 성인이 된 지금 내돈 주고 먹고 싶지는 않은 음식이다. 김치도 그래서인지 신김치를 좋아하지 않는다. 발효된게 몸에는 좋을지 모르나 이 또한 나로서는 어릴때 너무 많이 경험하여 더는 찾지 않는 추억이다.
오늘 점심은 뭐지? 평소 점심을 뭘 먹을지 남들이 내게 물어보면 정해주곤 하는데 오늘따라 머릿속이 잘 정리되지 않는다. 다행히 오늘은 옆부서의 이대리와 밥을 먹기로 약속한 날이네. 지난번에 부대찌개 맛집 추천해줘서 즐겁게 먹던 기억이 떠오른다. 내 앞에서 지금 뭐라고 하는 사람도 밥이란걸 먹고 사나? 뭘 먹길래 월요일 아침부터 이리 쌩쌩하게 소리를 지르는 건지? 월요일 아침부터 머릿속에 일이 아닌 생각들로 용량이 가득찬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