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걸 유쾌하게 깨닫게 해주는 소설
#달콤한복수주식회사 #요나스요나손 #읽는고양이 #윈디캣
3일간 그들의 이야기에서 벗어나지를 못했다. 문단 하나하나가 재치와 유머로 가득 차 있다. 이 비아냥거리는 조크의 대향연에 잠시나마 행복감을 느꼈다. 그리고 동시에 작가의 숨은 유머를 스쳐버리진 않을까 조마조마감도 느낄 수 있었다. 상당히 유쾌한 책이다.
소설을 고를 때 두꺼운 외국작품을 고른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주요한 이유는 실패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그 두꺼운 스토리를 완성하려면 어마어마한 압축의 작업을 해야 할 충분한 양의 전개와 서사가 있어야 한다. 진짜 이야기꾼들은 이 압축의 과정을 통해 살과 뼈가 뜯겨나가는 고통 속에도 의식의 끈을 놓지 않고 오로지 이야기의 리듬과 완성에만 집중하는 사람들이다. 책 속 세상의 신이다.
등장 캐릭터들의 조합이 너무 좋다. 그들의 사고방식 세계관들이 얽히고 얽혀 상당한 수준의 유머를 만들어낸다. 스쳐 지나가는 캐릭터들 조차 유쾌한 부분을 내보인다. 역사와 예술, 지리 등 구구절절 떠들다가도 마지막 문장으로 그 모든 내용을 유머로 묶어버린다. 각 인물은 마치 살아 있는 듯 각자의 삶이 유머러스하게 요약된다. 아 이걸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마사이 부족 치유사의 문명 적응기 부분은 터져 나오는 실소를 참지 못했다. 그저 ‘버스를 올라탈 때 신발을 벗어두었다’ 수준의 개그를 생각하면 절대 안 된다. 에스컬레이터의 용도를 생각하는 부분과 그 용도가 소설 말미에 예술작품이 되는 등 치유사의 행동 하나하나가 옛날 영화 ‘부시맨’ 을 연상시킨다.(후에 인종 비하적인 영화라는 비평도 받았지만)
자신과 다름을 두려워 하지 않는 마사이 치유사, 하늘에서 떨어진 치유사의 양아들, 그 양아들을 아프리카에 내다 버린 친아버지, 친아버지의 전처이자 양아들의 애인, 그리고 광고 맨 출신의 복수 관련 스타트업 대표, 그들이 펼쳐 보이는 복수 대소동
요즘 책속 글자들에서 의미를 찾을 수 없다고 느껴진다면 읽어보시기 바란다. 내가 책을 보면서도 웃을 수 있는 사람이었구나 하는 생각에 유쾌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