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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 고양이 윈디캣 Mar 13. 2022

칵테일, 러브, 좀비

지겨워

#칵테일러브좀비 #조예은 #읽는고양이 #윈디캣

단편에 빠져 살던 시절이 있었다. 단편만이 가진 집중적인 느낌이 좋다. 감정의 요동 없이 스토리에 집중할  있다는  좋았다. 그런데 요즘은  읽는다. 왜냐하면 메시지가 전부 동일해 보였기 때문이다. 약자, 약자, 약자 우리 문학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는데 온통 약자에 대한 이야기다. 돈이 없어 약하고, 힘이 없어 약하고, 버림받아 약하고, 남들과 달라 약하고, 권력에 약하고, 여자라 약하고, 남자라 약하고, 인간이라 약하고

약자 신드롬이다. 끊임없이 약자를 규정한다.  규정이 나쁘다는  아니라   읽다 보니 지겨워졌다. 혹시 모를 약자임을 인정하지 않느냐라는 의도 다분한 질문에 미리 답한다. 약자 맞다.  그냥 일률적이고 강압적인 메시지에 지겨워진 거다. 그래서  재미있는 단편을 멀리했다.

 책을 소개받고  이야기를 읽을  근래 한국 소설  처음으로 그림이 아닌 영상으로 느껴졌다. 영상도 영화나 드라마가 아니었다. 일상이 느껴졌다. 그리고  이야기는 섬뜩함으로 흘러간다. 감정적으로 아주 완벽한 이야기였다. ( 흔한)약자에 대해 이야기하는 듯하면서도 강요하지 않는 선에서 독자와 줄다리기를 하는 듯했다.

따지고 보면 수록된 네 이야기 모두 위에 말한 그 흔하디흔한 약자에 대한 이야기다. 신드롬에 편승한 이야기는 맞다. 장기 연애의 남성 우월적 관계의 첫 번째 이야기, 물귀신과 살해당한 영혼 아이 이야기, 좀비가 된 권위적이었던 아버지에게 느끼는 무감각, 그리고 악마와의 계약을 통해 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과거로 가는 이야기, 맞네 지겨운

책은 다양하게 읽자

누군가 나에게 내가 약자라고 설득한다면 고개 끄덕이지 않고  새끼 뺨을 때려 강자임을 증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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